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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다큐페스티발2017 Daily 05_[이슈기획] 표현하는 시간

  • 작성일2017.03.27
  • 조회수1,928





인디다큐페스티발2017 Daily 05_[이슈기획] 표현하는 시간



여성 이슈를 풀어나갈 큰 실마리는 여성을 둘러싼 일련의 문제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임을 인식하는 데 있다. 하지만 오늘날의 미디어는 여성이 가지는 주체성을 소거시키고 규격화, 대상화하였다. 이에 여성은 지나치게 단순한 존재로 소비되고 있다. <고려 아리랑: 천산의 디바>, <호스트 네이션>은 이주민으로서의 정체성, 성 매매 현장 속 여성의 위치를 드러내는 작품이다. 작품 속 주인공들은 '규격화'를 강요하는 사회 속에서 '타자화'가 되기도, 동시에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고려 아리랑: 천산의 디바> 스틸 컷


<고려 아리랑: 천산의 디바> 는 1937년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당한 한국 이주자들이 스스로를 고려인이라 칭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들은 고려극장을 만들어 각지를 유랑하며 러시아 가곡, 재즈, 한국노래를 부른다. 영화는 특히 고려극장의 여성 예술가였던 이함덕과 방 타마라에 집중한다. 고려인들은 소수민족으로서 고된 삶과 노동이 있었다. 춘향전, 심청전 공연을 하고 아리랑을 부른 방 타마라와 이함덕은 고려인들에게 끈끈한 동포애를 만든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있어 그녀들은 한국(역사적 조국)과 자신들을 이어주는 매개체였다.


방 타마라는 과거를 회상할 때 두 가지의 모습으로 본인을 떠올린다. 그것은 '여성 예술가'로서의 삶과 '고려인'이라는 애매한 경계의 정체성에서 비롯되는 모습들이다. 강제라는 다소 폭력적인 방식에서 이주 당했지만 그녀는 '아리랑'이라는 자기자신만의 정체성을 만들어냈다. 스스로의 정체성을 규정짓지 않음으로써 그녀는 '여성 예술가' 또는 고려인'을 합친, 자기자신만의 고유한 문화를 만들 수 있엇다. 그 고유한 문화는 영화 후반 방 타마라의 딸이 "아무 걱정 말아요, 엄마" 라는 노래를 불렀을 때 세대를 넘어 연대하고 있었다.




<호스트 네이션> 스틸 컷


<호스트 네이션>은 필리핀 빈민촌 출신인 '마리아'를 대상으로, 그녀가 이주 연예인으로 일하게 되는 과정을 따라가며 한국의 독특한 성 매매 산업인 미군 클럽으로 외국인 여성들이 수입되는 경로를 폭로한다. 한국과 필리핀에 걸쳐 있는 이 산업의 독특한 취업 과정과 수입 경로 속에서, 우리는 '진짜' 수혜자의 민낯을 발견하게 된다.


'진짜' 수혜자라 할 수 있는 작품 속 중개인들은 그녀들을 한국으로 들이기 위해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을 가로지른다.


필리핀 여성이 한국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비자가 필요하다. E6비자(공연비자)를 위해 그녀들은 카메라 앞에서 노래를 하고 춤을 춘다. 그녀들은 그것이 자신들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노력인 줄 안다. 하지만 내가 평소 TV에서 본 ‘k 팝스타’에 출현한 외국인이 오디션을 보는 모습과는 조금 다른 장면이 영화에 나온다. 오디션 영상을 엔터테인먼트가 아닌 왜 ‘중개인’, ‘매니저’가 보는 것인가? 그것이 성 매매를 위한 하나의 일환이고 불법적인 것이라 그녀들에게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가? 한국에 온 뒤에도 업주는 쇼룸 앞에 CCTV를 설치해 그녀들의 시간을 감시한다.


이런 비합리적인 시스템을 통해 그녀들의 성을 착취한 업주와 매니저, 중개인들은 큰 혜택을 가져간다. 작품 속에서 감독은 그들의 강압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질문을 멈추지 않으며, 방식의 그름에 대한 끊임없는 문제를 제기한다. 그러나 수혜자들에게서 들리는 말은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준 좋은 산업이기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뿐이다. '불법'이라는 행위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셈이다. '한국에 오기 전, 필리핀에서 이미 그녀들에게 솔직하게 다 말해주었고 그들 스스로 선택한 삶이다.'라며 자신의 책임 또한 회피한다. 매니저 욜리는 ‘이런 일은 너 하기 나름이야’라고 말한다. 하지만 아무도 마리아와 필리핀 여성들에게 너는 ‘주시걸’이 될 것이고, 주스를 사달라며 클럽에서 남자들의 무릎에 앉아야 한다고 이야기해주지 않았다.

영화를 보면서 가난한 여성들의 경제적 위치가 명확히 보여 씁쓸함이 가시질 않았다. 성매매 현장에서 탈출했지만 사회는 여전히 '여성' '가난'을 벗어날 수 없는 한계로 규정지으며, 약자에 대한 편견으로 그녀들을 괴롭힐 것이다.


이는 우리가 이 작품들을 주목 해야 하는 이유다. 그녀들의 목소리를 한번 진득하게 따라가보길 바란다.







/데일리팀 장예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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