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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_11 / SIDOF 발견과 주목 [도시 속의 나무, 나무 안의 세계]

  • 작성일2018.10.30
  • 조회수824


'SIDOF 발견과 주목' 11월 프로그램 _ 도시 속의 나무, 나무 안의 세계


<나무가 나에게>는 나무에 관한 이야기이자, 나무를 경유해서 펼쳐지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 편에는 도시 공간 속에 살고 있는 나무의 다양한 모습이 있고, 또 한 편에는 나무와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 영화는 이 두 요소의 교차를 통해 나무와 인간이 공명하고 대화하는 만남의 장소가 된다. 그 장소는 매우 특이한 체험을 제공해준다. 그 안에 들어서면 우리가 나무를 바라보는 만큼이나 나무가 우리를 바라보고 있고 있다고 느끼게 되고, 우리가 나무에 대해 이야기하는 만큼이나 나무가 우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무엇보다 <나무가 나에게>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을 도시 속의 나무의 존재를 새삼스럽게 발견하게 하고 또 그것을 낯설게 바라보게 만드는 힘을 지닌 영화다.





나무가 나에게

안용우 | 2017 | 38min | 컬러 | DCP


시놉시스

나무가 내게 말을 건넨다고 느끼던 나는
그 말을 좀 더 잘 듣고 싶어서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서 시작하여
서울 곳곳을 찾아 다니며
계절에 따라 시시각각 변해가는
나무의 모습을 만난다.


그러는 사이사이
나무에 대해 진지한 태도를 가진 이들에게서
그들의 나무 이야기를 듣는다.


나무를 통해 위로와 깨달음을 얻은 친구,
나무와 숲을 그리는 화가,
목수가 된 신화연구가,
아직도 서울에서 마을의 신목을 모시는 사람들,
그리고 나무를 심으며 수목신앙을 추구해갔던 목사...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보내고
새 봄을 맞는 긴 시간 동안
나는 서울의 길과 산, 명소의 노거수 등 많은 나무들을 만나며
나무가 말해주는 세계에 다가가려한다.



상영작 | < 나무가 나에게 > 연출 안용우

일시 | 2018년 11월 13일(화) 오후 7시 30분

장소 |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관람료 | 7,000원 (인디다큐페스티발 CMS 후원회원, 인디스페이스 후원회원 무료 / 멤버십 6,000원)


+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가 있습니다. (초청_ 안용우 감독 / 진행_ 이도훈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

+ 상세안내 바로가기: https://bit.ly/2weueqA



[ 리뷰 ]


너와 나를 엮는 직조: 영화가 나에게 <나무가 나에게>

김한얼 ('SIDOF 발견과 주목' 관객모니터단)


우리는 대부분 나무와 두 가지의 경우로 만난다. 첫 째는 집 밖으로 나와 거리, 들과 산에 있는 나무와 이파리를 보고 냄새를 맡는 경우이다. 두 번째 경우는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초등학교 슬기로운 생활 수업부터 시작되었던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종이를 아껴 써야한다는 말 속에 있었고, 중학교 과학 수업에 배운 잎의 광합성과 증산작용의 원래 속에 있었다. 우리의 삶 은 이 두 가지로 나무와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지만 나무가 나에게, 내가 나무에게 어떤 존재 이유로 위치하는지 알 길이 없다. 우리는 왜 나무를 아끼고 사랑해야 하는가. 우리는 왜 나무의 광합성 작용을 배워야하는가, 길을 가다보면 띄엄띄엄 있는 게 나무이고, 언제 없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존재이다. 이제 나무는 환경보호를 해야 한다는 도덕적 관념 속에 위치했으며, 우리와 나무의 거리는 지식 정보 속에 고정되어 버리고 말았다. 같은 공간에서 관계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나와 나무. 영화 <나무가 나에게>는 엇나가고 빗나가버린 나무에 대한 우리의 시선을 새롭게 엮을 준비를 시작한다.


흐르는 역사와 하늘로 우뚝 솟은 나무
영화는 지난 세월 흘러온 인간의 역사를 소음들의 이질적인 접합으로 들려준다. 도로의 차 소리, 우렁찬 매미소리, 아이들이 노는 소리, 사람들의 왁자지껄한 소리 사이사이로 세월호 참사, 구의역 스크린도어 참사, 강남역 살인사건, 백남기 농민의 사망,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역사가 흘러간다. 고통과 통탄의 역사적 흐름 속에서 나무는 말없이 그 자리에 서있다. 나무는 우리의 고통의 역사를 담담히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나무가 그 고통을 알 것이라 생각하지 않으며 자신의 상처를 나무에게 말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차가운 콘크리트로 인공의 나무를 만들고 인공 숲을 세워 그 안에서 자신들의 상처를 겨우겨우 우겨넣는다. 봄여름가을 그리고 다시 봄. 시간이 흐르고 흘러가는 역사의 시간 위로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우뚝 솟아있다. 하지만 이 둘은 서로 스쳐갈 뿐이다. 우리는 이렇게 엮이지 못한 채 또 새로운 봄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씨실과 날실을 엮는 사람들
직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로줄인 씨실과 세로줄인 날실이 필요하다. 이 두 개의 실이 교차하며 서로 엮일 때 직물이 탄생하게 된다. 세로방향과 가로방향은 완전히 다른 목적지를 향해 뻗어간다. 각기 다른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두 줄을 잘 엮어줄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하다. 영화는 각자의 방식으로 씨실과 날실을 엮어온 사람들을 소개하며, 엇나간 나무와 인간의 관계에 직물을 짜내기 시작한다. 엮는 사람들은 나무와 자신의 만남을 소개하며 인간과 나무가 관계 맺어야하는 이유를 간증한다.
우리는 ‘나무를 만난 사람’의 경험담을 통해 나무 앞에 조급함 없이, 고요하게 마주할 수 있는 자세를 배웠고, ‘나무를 그리는 사람’의 작업을 통해 나무처럼 성숙하게 자신 몸에 새겨진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을 알 수 있게 된다. 또한 ‘나무를 다루는 사람’과 ‘나무를 섬기는 사람의 진술을 통해 의연하게 고통의 시간을 받아들이고 극복하는 나무와 고통을 피하거나 건너뛰려고만 하는 우리의 모습을 비교하게 되었으며, 오랫동안 자신의 신념을 잃지 않으며 뚝심 있게 한 마을을 지킨 나무와 끊임없이 변화만을 추구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며 씁쓸함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나무가 된 사람’의 삶의 역사를 들으며 우리는 인간과 나무가 어떻게 함께 엮일 수 있을지 새로운 대안방안을 제시받는다. 흐르는 인간의 역사의 씨실과 하늘과 땅으로 뻗어나가는 나무의 날실을 엮는 사람들의 얼굴과 목소리, 생활공간, 작품, 작업도구들은 어느새 이질적이던 나무와 인공 숲의 소음을 관계의 직조로 덜어내고 있었다.


너와 나의 엮임이 만드는 시간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인상 깊다. 엔딩 크레딧에서는 여태껏 나뭇가지에 달려서 작게만 보였던 나무의 이파리들이 거대한 몸집을 하고 우리 눈앞에 드러난다. 이파리의 곳곳에는 미세한 가로와 세로의 실들이 서로 얽혀서 직조를 이룬다. 작은 나뭇잎 속에 가로와 세로의 엮임이 새겨지는 시간은 나무와 나무가 숲을 이루는 엮임의 시간으로, 인간과 나무가 관계 맺는 엮임의 시간으로 확장되고. 동시에 나뭇잎 속에 다시 새겨진다. 이렇듯 전체속의 부분이 있고, 부분 속에 전체가 있는 시간은 영화가 말하는 살아가면서 죽어가는 하나의 시간이다. 이 시간 속에서 나무와 나의 시간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나의 존재와 나무의 존재가 만나 하나의 시간을 짜내며 흘러간다. 나무가 나에게, 영화가 나에게 그 시간동안 함께 숲을 이루자고 말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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