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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다큐페스티발2020_Daily_06 [강연] <혁명을 기념하며>

  • 작성일2020.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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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 강연 <혁명을 기념하며>




5월 31일 (일) 14시 30분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3관에서 <혁명을 기념하여> 상영 후 계원예술대학교 융합예술과 서동진 교수의 강연이 진행되었다. 올해 20회를 맞이하는 인디다큐페스티발은 집단작업으로 제작된 국내외 다큐멘터리 특별전을 준비했다. 그중 <혁명을 기념하며>는 1917년 러시아 10월 혁명 1주년을 기념하여 발표된 지가 베르토프의 첫 장편 영화이며, 그동안 유실된 것으로 알려졌었지만 2018년 전체 복원되어 현재 상영 중이다. ‘키노-아이와 유물론적 다큐멘터리 – 혁명의 1주년 혹은 100주년’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본 강연은 신은실 인디다큐페스티발2020 집행위원의 진행으로 시작했다.


서동진 교수는 ‘최근 미국에서 한 흑인이 경찰에 의해 압사당한 사건 이후 미국 전역으로 퍼지고 있는 폭동이라는 풍경 앞에서 지가 베르토프가 기록하는 유토피아적인 풍경과 어떻게 대조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발제를 시작했다. 그는 ‘최근 지가 베르토프를 참고하거나 언급하는 사람들이 다시 늘어났다’고 말하며, 그들이 이야기하는 베르토프를 다시 상기하며 오늘날 다큐멘터리가 직면한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먼저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초반까지의 혁명적 시대에서 장 뤽 고다르와 지가 베르토프 그룹에 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그는 ‘고다르에게 있어서 베르토프란 무엇이었을까?’라고 질문을 던지며 왜 하필이면 고다르가 베르토프 집단이라는 영화 집단에 조직되었는지에 관해 언급했다. 이어 그는 ‘지가 베르토프 집단은 사실 그다지 베르토프적이지 못했다. 그저 이름을 따온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을 밝혔다.


그는 이어 ‘영화를 둘러싸고 있는 급진적인 노선이란 무엇인가’라는 고다르의 주장을 환기했다. 고다르는 우리가 반대해야 할 두 개의 노선이 있다고 주장했는데, 첫 번째는 한국의 다큐멘터리가 아직까지 빠져 있는 ‘리얼리즘 영화’라는 노선, 두 번째는 영화 혹은 다큐멘터리는 그 자체가 온전하게 세계에 관한 진실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는 ‘유물론적 영화의 노선’이다. 이 사이에서 고다르는 세 번째 입장인 유물론적 허구라는 것을 제안한다. 즉, 고다르가 여기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영화 안에서 모순이 종결되어야만 온전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라는 것이다. 그는 그런 점에서 보자면 ‘고다르가 주장했던 것은 온전한 이미지의 불가능성을 토로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밝혔다.


이러한 그의 생각은 <여기와 다른 곳>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이를테면 우리가 사는 세계를 온전히 재현하는 것에 대한 불가능성이다. 특히 ‘혁명적인 영화들에 사운드는 있는데 이미지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고다르의 표현을 빌리며, 이것은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많은 다큐멘터리에 대한 맹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고다르가 휴먼 다큐멘터리가 가지고 있는 도착성을 비판하며, 이후 베르토프 집단으로 넘어간 다음 카메라 아이라는 방법으로 ‘이미지는 어떻게 스스로 말을 건네는가’라는 질문에 착수했다는 점에서 베르토프적인 시기로 넘어간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히토 슈타이얼의 [사물의 언어 : 다큐멘터리 실천에 대한 유물론적 관점]이라는 글을 중심으로 히토 슈타이얼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에 따르면 히토 슈타이얼은 객관적 시선을 사물 일반의 시선으로 확장하고자 하며, 다큐멘터리 또한 이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큐멘터리 이미지는 현실에 관한 언어이며, 현실은 이미지를 통해 나타나야 한다. 즉, 일반적인 관점을 탈출해야 한다는 주문을 던지는 것이 히토 슈타이얼의 관점이다. 


또한 히토 슈타이얼은 언어에 관한 두 가지 관점을 이야기한다. 먼저 ‘포어 슈텔론’의 관점은 ‘재현’을 뜻하며, 현실은 오직 언어 혹은 이미지를 통해서 접근할 수 있다는 관점이다. 이는 결국 항상 언어가 우선한다는 입장이며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반영론이라고 공격을 당하는 관점이다. 또 한 가지는 현실은 자기 스스로를 ‘드러낸다’는 관점이다. 이어 서동진 교수는 히토 슈타이얼이 ‘오늘날 영화가 취할 수 있는 두 가지 노선을 중단하자’고 주장한다고 밝혔다. 첫 번째 노선은 진실의 정치에 관여하는 이미지를 생산하는 것으로써의 다큐멘터리가 있다. 우리는 항상 이데올로기 속에 살아가고 있고, 따라서 급진적인 다큐멘터리가 해야 할 일은 이와 같은 이데올로기를 비판해야 하는 계급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반대되는 노선은 사물 다큐멘터리다. 사물이란 자본주의 속의 모든 것들을 뜻한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Object’에서 ‘Theme’으로, ‘객체’에서 ‘사물’로의 노선일 것이다. 이에 대해 국내 인디 다큐멘터리에 대한 예시를 들며 오늘날의 유물론적 다큐멘터리에 대한 설명을 이어 나갔다.


이어서 그는 ‘다큐멘터리 이미지의 주제는 그것의 피사체도 아니고 이러한 리얼리티도 아닌, 대상이 그 앞에서 빛나게 할 수 있는 현재이다’라는 책의 내용을 인용하며, 이것이 유물론적 다큐멘터리가 채택해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옥사나 불가코바의 [자본에 대한 노트] 서문을 인용하며 애니미즘적인 유물론에 대해 설명했다. 다음 장인 ‘자본의 다큐멘터리’에서는 ‘경험을 전달하기 위한 가장 유효한 방식으로 간주되어온 허구적 내러티브는 여기서 결정적으로 억압된다. 그 대신 사물 스스로 말하기 시작해야 하고, 텍스트 없는 기억술의 기록이 되어야 한다’며 유물론에 관해 설명했다. 이어 ‘자본을 영화화한다는 것은 곧 자본을 이미지화한다는 것이자 자본을 시각적으로 재현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상품은 사물인가, 이미지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상품은 모순적이라고 말한 마르크스의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마르크스에 따르면 상품은 구체적인 사물이기도 하고 극도의 추상적인 성격을 갖고 있기도 하다. 모든 종류의 이미지는 추상적인 동시에 구체적이다. 절대적인 추상이 지배하는 것이 있고 절대적인 구체가 지배하는 것이 있다. 상품은 추상적이기 때문에 서사적인 에너지를 공급함으로써 빈약한 구체성을 만회하는 것이며, 그것이 광고나 마케팅 같은 것이다. 예를 들면 애플의 상품은 사과모양의 로고를 통해 상징화되지만 극단적인 추상적인 성격은 결코 드러나지 않는다. 이는 마르크스에 의하면 ‘상품의 물신주의를 극복한 재현 혹은 자본의 이미지화’라며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이처럼 이미지의 문제 또한 본질적으로 같으며 ‘전 세계 프롤레타리아 혁명의 이름으로 세상을 보여주는 것 – 이것이 영화인(Kinoks)의 가장 기본적인 신조이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키녹스’란 말 그대로 카메라처럼 보는 것을 뜻한다.


더불어 ‘재현이냐 현존이냐, 사물이냐 객체냐’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유물론적인 사고의 궤적을 언급했다. 또한 <닥터 마부제>에 관해 신랄한 비평을 하면서 증권교환소는 증권교환소 이미지를 보여준다고 해서 재현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변증법적 몽타주로 연결된 수천 개 세부 사항을 통해 재현될 수 있다고 일갈하였다. 마지막으로 ‘이미지의 역사 유물론, 유물론적 다큐멘터리의 흐름을 비판적으로 한번 생각해보자’라는 말을 끝으로 강연을 마쳤다. 다큐멘터리의 유물론이라는 질문을 다시 제기하고 가공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강연은 뜨거운 열기 속에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서 진행되었다. 한편 <혁명을 기념하며>는 6월 3일 (수) 14시 30분에 인디다큐페스티발2020에서의 마지막 상영을 앞두고 있다.



글/ 데일리팀 유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