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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외길

감독
바니 나수티온
작품정보
2016 | 16min | 컬러 | DCP | 한글자막 | 영어자막

 

상영시간표

상영일 상영시간 상영관 부가정보
2019.03.26(화) 15:00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1관
2019.03.27(수) 19:00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1관

 

시놉시스

어느 날, 어머니로부터 집으로 와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렇게 도착한 집에서, 어머니는 우리 가족 모두에게 이슬람교를 믿는 주지사를 뽑아달라고 말했다. 어머니의 논리에 동의하지 못한 나는 어머니의 부탁을 거절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계속해서 종교를 기준으로 선거를 하자고 나에게 말한다. 선거날이 다가오고, 나는 아무에게도 투표하지 않기로 했다.

 

연출의도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큰 이슬람 국가이다. 나는 그곳의 이슬람 가정에서 태어났다. 따라서 나는 나의 경험을 통해, 민주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 이슬람주의와 이슬람 부흥운동이 성장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프로그램노트

인도네시아가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독립 이래 '세계최대의 이슬람 국가'이면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세속국가를 유지하던 아슬아슬하던 균형이 흔들리기 시작한 탓이다. 이슬람 보수주의가 힘을 얻으면서 인도네시아가 자랑하던 “다양성 속의 통일”과 관용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2017년 중국계 기독교도로 인도네시아적 다양성을 상징하던 전 자카르타 주지사 '아혹'이 이슬람을 모독했다는 논란 끝에 재선에 실패하고 석연찮은 신성모독죄로 복역까지 한 사건은 그런 갈등의 정점이었다.
<엄마의 외길>은 이런 거국적인 갈등이 지역과 가족 차원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재기 넘치면서도 사려 깊게 보여주는 사적 다큐멘터리다. 내레이션을 포함한 모든 음성대사에 인도네시아어가 아닌 자바어를 사용한 자바 영화라는 점도 기억해둘만하다. 배경인 중부 자바의 도시 수라카르타(솔로)는 자바 문화의 중심지 곧 이슬람 보수주의보다는 관용이 중시되는 지역이다. 이곳에서 독실한 무슬림인 어머니는 시장선거를 5년에 한 번씩 오는 지하드(성전)로 받아들인다. 선거가 다가오자 무슬림정당 후보에 투표하기를 주변인에게 '조직적으로' 강권하고 '세속적'인 아들은 그런 어머니가 불편하다. 모자의 갈등은 전화통화와 문자메시지 그리고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과 너무나 다른 각자의 일상에서도 엿보이지만, 극적인 대립은 결코 벌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첫눈에는 “자바에서 사회관계의 중요한 측면은......행동의 진정성이 아니라 관계에서 모든 불협화음의 성공적인 은폐”라는 인류학자 힐드레드 기어츠의 관찰에서 벗어나지 않는 사례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영화 속의 인물과 갈등은 다면적이고 입체적이다. 어머니는 질밥(히잡)을 쓰지 않으면 남 앞에 나서지 못하지만, 젊은 시절 사진 속에서는 짧은 머리를 드러낸 현대여성이었다. 그가 잠자리에서도 질밥을 벗지 못하고 어린 손녀에게도 억지로 질밥을 씌우는 강경한 무슬림이 된 연유에는 수마트라 특히 아체에서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에필로그에서 어머니는 반쯤 농담으로 영화에 출연하는 대가로 하루치 수입을 지불하라고 아들에게 요구하는데, 그런 모습은 갈등을 회피하는 듯하지만 실리적인 자바 여성의 전형적인 면모이기도 하다. 아들은 어머니와의 직접적 대립을 애써 피하지만 영화를 만드는 행위를 통해 갈등을 펼쳐보이고 그 면면을 탐색하면서 “피상적인 합의에 만족하는” 자바적 사회관계 밖으로 걸어나가는 중인 것이다.
그러나 지역의 차원에서 갈등은 더 격렬하기만 하다. 기독교도 후보의 승리로 시장선거가 끝난 후, 감독은 어머니를 코란읽기 모임에 데려다주는 길에 성난 무슬림들의 시위현장을 마주한다. 이 도시의 중심대로를 일방통행로로 만들어 교통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새 시장의 정책을 반대한다는 명분에서다. 정책폐기를 위해 알라에게 (이슬람의) 적들을 죽여달라고 기도하는데, 이 장면은 2017년에 벌어질 광풍을 예언하는 듯할 정도다. 곧이어 투표했다는 표시인 푸른 잉크가 묻은 새끼손가락이 화면에 등장하지만 동시에 투표하지 않았다는 내레이션이 흘러나온다. 어쩌면 격해지는 사회적 갈등 속에서 어느 쪽에도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걷겠다는 세속적 개인주의자의 선언일지도 모르겠다.

번역가
박소현

 

감독소개

바니 나수티온
바니 나수티온은 인도네시아 센트럴 자바의 수라카르타에서 80년대 후반 세대로 태어났다. 수라카르타 예술대학 TV영화학부를 졸업한 후, 인도네시아 자바에서 환경과 신화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고 있다.

 

제작진
제작      
촬영     Zen Al Ansory  Jeihan Angga  Bani Nasution 
편집     Bani Nasu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