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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환영

감독
와따나뿌메 라이수완차이
작품정보
2017 | 70min | 컬러 | DCP | 한글자막 | 영어자막

 

상영시간표

상영일 상영시간 상영관 부가정보
2019.03.26(화) 15:00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1관
2019.03.27(수) 19:00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1관

 

시놉시스

옛날 태국에서는, 영화가 주된 오락거리였다. 30년 전에는 방콕에서만 140관의 단관 영화관이 있었다. 세월이 흘러가면서 이런 구식 영화관은 잊혀져갔다. 톤부리 라마는 2013년 폐관되었을 당시 마지막 남은 2급 영화관(우리나라의 재개봉관, the second movie theater)이었다. 톤부리 라마가 폐관되자, 약 25년 동안 그 영화관에서 영사기사로 일했던 릿은 순식간에 실업자가 되었다. 그는 알콜중독에 빠지기도 하였고 달마의 가르침을 공부하기도 하였다. 릿은 부인과 딸이 경영하는 고무농장이 있는 고향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그는 그곳에서 적응할 수 없었고 모든 희망을 놓게 된다.

 

연출의도

나는 반년동안 방콕에서 이런 종류의 극장들에 대한 다큐멘터리 스토리를 찾아다니며 관객과 극장주, 그리고 표 판매원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이런 다큐멘터리 사전 취재 중에 알게 된 사람이 릿이었다. 그는 방콕의 최후까지 남은 단관극장의 영사기사였다. 우리는 그 극장과 그의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곧 그에게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곧 나는 단관극장이 가진 특별함이 역사에도 영향을 남겼지만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던 사람들 개개인에게도 각각의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알았다.

 

프로그램노트

태국은 전통적인 영화강국이다. 남편이 전쟁에 나간 동안 아이를 낳다 죽어 원귀가 된 여성 이야기를 스무 번 이상 영화로 옮겼다는 <매낙>이나 무에타이를 연작 액션물로 소개한 <옹박>같은 장르 영화는 물론, 세계영화사의 주요작으로 자주 꼽히는 <상처>(처드 송스리, 1977)를 위시한 태국 ‘내셔널 시네마’는 세계 영화 애호가들의 큰 관심을 끌어 왔다. 또,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이나 푸띠퐁 아룬펭, 타이키 삭피싯 등의 이름은 예술영화계와 아트마켓에서 여전히 성가를 높이는 중이다. 유서 깊은 단관 극장이 많기로도 유명했던 태국에는 수도 방콕에만 140곳이 넘는 극장이 있었다. 한데, 멀티플렉스 극장의 증가와 DVD 보급,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대중화 등 디지털 시대 영화 배급 환경의 변화를 따라, 태국의 영화 풍경도 예외 없이 변모하는 중이다.
여러 태국 감독들처럼 시각예술 분야와 영화를 넘나들며 활동해 온 와따나뿌메 라이수완차이는, 2013년 문을 닫은 방콕의 재개봉관 ‘톤부리 라마’와 그곳 영사기사의 삶(과 죽음)에 촛점을 맞춘다. 1988년생인 감독보다 훨씬 나이 든 극장에서 25년 간 일했던 영사기사 숨릿은 다른 직업을 가진 적이 없다. 극장 폐관 이후 방콕을 떠나 귀향한 숨릿은, 아무 의욕 없이 지난 세월을 곱씹을 뿐이다. 마흔여덟 살이 되도록 영사실에 갇혀 영사기만 돌렸던 그가 겪은 대부분의 시간은 극장의 공간과 오버랩 된다. 격동하는 태국 현대사의 순간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를테면 2010년 레드셔츠 시위 중 폭력 진압으로 90여 명이 죽었고, 2015년에는 그곳에 자리한 에라완 사당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스무 명이 사망했던 방콕 랏차쁘라송 거리의 집단기억이, 숨릿에게는 극장 안에서 들었던 새해맞이 축제 중계방송으로 남았을 뿐이다. 심지어 그는 “기억들이 모두 사라졌”다고 진술한다.
인척의 장례를 지켜보거나 일용할 양식인 닭을 잡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잠으로만 소일하는 숨릿을 지켜보며, 고무 농사를 짓는 아내는 비오는 밤 빛과 함께 고무나무에 출현한다는 도깨비를 떠올린다. 고픈 배를 부여안고 먹을 것을 찾아 떠도는 도깨비처럼 잠든 숨릿. 삶과 죽음의 경계인 듯 그의 몸을 오가는 들숨과 날숨, 환영처럼 어둠 속을 오가는 빛의 파동이 영화라는 몸을 이루었던 극장과 그 폐허. 이 풍경들을, 스무 번이 넘는 군부 쿠데타 중 2014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쁘라윳 짠오차 정부 아래 많은 반정부 인사와 지식인들이 실종되었고, 왕실 모독 금지법이 남한의 국가보안법 이상으로 힘을 떨치기에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해외 체류를 원하는 영화인들이 늘고 있는 태국 현실의 유비로 보지 않을 도리가 없다. 은유와 상징으로 전생과 현재를 오가는 유령을 불러내는 작법이 검열을 피하는 도식으로 작동하는 태국 영화들은 이 시공이 낳은 자식들이다.

인디다큐페스티발2019 집행위원
신은실

 

감독소개

와따나뿌메 라이수완차이
와따나뿌메 라이수완차이는 타이의 젊은 영화감독이자 비주얼 아티스트이다. 1988년에 태어난 그는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과정을 졸업했다. 그가 제작한 단편영화는 세계 유수의 영화제와 미술관에 초청되었다. 와따나뿌메는 기억과 시간, 그리고 동시대 사회와의 자기 연결이라는 개념을 아우르는 소통력과 표현력을 가진 영화라는 매체에 관심이 있다.

 

제작진
제작     Soraya Nakasuwan  
촬영     Wattanapume Laisuwanchai  Kobboon Chatrakrisaeree  
편집     Kamontorn Eakwattanakij  Parkpoom Nuntalit  Wattanapume Laisuwanch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