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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시간

감독
원태웅
작품정보
2014 | 127min | 컬러+흑백 | HD | 영어자막

 

시놉시스

아버지 고향 구룡포에는 돌아가신 할아버지 명의로 된 선산이 있다. 최근에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된 나는 장마를 앞둔 어느 여름날 무작정 선산을 찾아가보기로 하였다.

 

연출의도

아들은 철거를 앞둔 주택가를 배회하며 어떤 정서를 머금게 된다. 그렇게 쌓여간 정서는 굳건한 탑처럼 세워졌고 이내 고립된 섬이 되어버렸다. 영화는 아들의 정서를 포착하려 애쓰고 있으며, 그렇게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싶어 하는 정서라는 것은 아련한 상실감과 맞닿아 있는듯하다. 상실감은 어린 조카를 통해 자신의 유년기를 반추하는 과정 속에서도, 아버지의 세월을 되짚어보며 한 개인사의 미약한 숭고함을 바라보는 순간 속에서도 유효하게 자리했고, 그 사이 어느새 아들의 발길은 선산으로 향하게 되었다. 아들은 생각해본다. 도시개발이라는 광적인 속도 속에 개개인이 남기고 간 흔적은 하찮게 휩쓸려가는 듯 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쉽사리 삭제되는 것만은 아닐 거라고. 선산의 소유주로 할아버지의 이름 석 자가 여전히 유효한 것처럼.

 

프로그램노트

<아들의 시간>은 <장보러가는 날> 원태웅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다. <장보러가는 날>은 퇴촌에서 식당을 운영하시는 부모님이 식자재를 사기 위해 퇴촌과 서울을 오가는 길에 감독이 동행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에는 행위의 시간과 그 시간이 쌓인 공간, 이로 인한 기억과 감정이 세심하게 담겨 있다. <장보러가는 날>에서 사라져 가는 공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던 감독은 <아들의 시간>에서 사라져 가는 공간에 대한 애도를 전면화한다.
원태웅 감독은 늘 어딘가로 향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작품은 일종의 로드 무비다. 여기에서 로드 무비는 내가 머무는 곳에서 다른 곳으로의 일직선적인 이동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돌아오는 과정을 수반하며 반복되는, 오고 가는 동선이 무수히 쌓이는 것으로서의 로드 무비다. <장보러가는 날>은 부모님이 가게를 운영하시는 퇴촌과 마트와 장터를 단일하지 않은 방식으로 오고 간 기록이며, <아들의 시간>은 할아버지가 남기신 선산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자신이 살던 공간과 기억을 오고 간 흔적을 쌓는 영화다. 선산이라는 공간이 흥미로운 것은 그곳이 존재조차 알지 못했다가 되찾은 공간이라는 점이다. <장보러가는 날>의 퇴촌이 8년 동안의 기억이 쌓인 공간이었다면 <선산>은 기억이 쌓일 틈 없이 갑자기 나타난 공간이다. 영화는 조카의 성장 과정을 통해 자신과 누나의 어린 시절을 반추하는 ‘명랑 피아노’, 아버지의 현재와 과거의 모습을 겹쳐보는 ‘전사’, 마지막으로 감독이 선산을 찾아가는 에피소드가 주를 이루는 ‘선산’ 이렇게 세 개의 장으로 분류된다. 기억을 주로 다루는 앞선 두 부분은 선산에 대한 기억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필연적인 과정이기도 하다.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감독의 행위는 기억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보여준다. 감독은 선산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먹는다. 선산 근처로 보이는 바닷가 슈퍼마켓에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고, 휴게소에서 어묵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선산에서는 사과를 먹는다. 먹는다는 행위는 그동안 다른 일을 잠시 멈춘다는 의미다. 먹는 동안 잠시 점유한 시공간은 몸과 기억에 스민다. 이 사실을 영화는 천천히 일깨운다. 영화에는 움푹하게 패인 구덩이 혹은 구멍의 이미지가 자주 등장한다. 돌잡이 물건 중 쌀을 담아놓은 움푹한 그릇과 상징적인 형상을 담는 유골함을 통해 탄생의 시간과 죽음의 시간은 이어진다. 또한 놀이터 원통형 미끄럼틀의 입구의 구멍과 터널의 구멍을 하나로 연결하면서 어린 시절에서 어른이 된 지금의 나로 점프한다. 구멍을 채우고 연결하는 행위는 기억의 공백을 메우고 나와 타자를 연결하는 상징적이고도 구체적인 행위다. 따로 떨어진 점에 불과한 것이 어떻게 관계라는 연결점을 지니게 되는가. <아들의 시간>은 나타나는 것과 사라지는 것을 나란히 겹쳐보면서 이를 드러낸다.

김소희/ 씨네21 객원 기자

 

감독소개

원태웅
1981년생으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전작<장보러가는 날>(2012)은 인디다큐페스티발, 전주국제영화제, DMZ국제다큐영화제 등에서 상영되었다.

 

제작진
제작     원태웅 
촬영     원태웅 
편집     원태웅 

 

상영이력
2013 DMZ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국제경쟁 심사위원특별상
2013 DMZ Korean International Documentary Festival
2014 The 13th Festival Film Dokum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