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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여인숙

감독
이재임
작품정보
2016 | 30min | 컬러+흑백 | HD CAM | 한글자막 | 영어자막
태그
#늙어감

 

시놉시스

태백의 무성한 풀은 석탄의 흔적을 뒤덮은 지 오래였지만, 50년이 된 할머니의 여인숙에 모여드는 이들은 마치 검댕 묻힌 옛 광부처럼 얼굴이 없었다. 평화롭다기엔 무언가 빠져나간 듯 퍼석한 도시. 여전히 산 어느 귀퉁이를 파면 진득한 검은 것이 묻어나올 것만 같았다.

 

연출의도

탄광촌이 카지노타운이 되어도 광부가 딜러가 될 순 없었다. 시내에는 ‘산업시대를 일군 산업 역군’이라 새겨진 기념비가 마침표처럼 단호히 솟았다. 영화는 부흥기의 탄광촌, 봉기하는 남성 광부들 이후 태백의 풍경을 담아낸다. 더 이상 필요 없어진 삶을 여전히 살아낸다는 점에서, 카지노 타운에 선 옛 광부와 낡은 여인숙 속 늙은 몸의 할머니는 닮아있다. 사라져가는 것을 막을 수 없을 때에 우리는 어떤 기억을 만들 수 있을까.

 

프로그램노트

할머니라는 대상을 찍는 다큐멘터리의 역사는 오래 되었다. 이 대상은 어떤 강렬한 끌림을 불러일으키는 듯 하다. 특히 이 대상의 표면에 난 주름은 여성의 주름이며, 아내로 산 주름이며, 누군가의 어머니로서의 주름이며 등등등 관찰자가 헤아릴 수 없는 주름으로서 보여지곤 한다. 이러한 매혹은 종종 영화를 불건강한 방향으로 이끌기도 한다. 사막이나 바다처럼 할머니는 너무나 강렬한 힘이다. 그래서 종종 그 대상에 함몰되어 감독이 지녀야 할 대상과의 긴장 혹은 객관화가 불가능해져 버려 영화는 사라지고 그 힘만 남게 된다. 그 대상이 감독의 진짜 혈육인 친/외할머니라면 더욱 더 그 대상과의 거리는 사라지고 손녀 혹은 손자의 카메라만이 남는 영화가 되고 만다. 그만큼 할머니를 찍는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강릉여인숙>은 첫 시작부터 중심등장인물이 감독 자신의 외할머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외할머니는 “내가 죽으면…”으로 시작되는 유서를 벽에 붙여 놓고 있다. 할머니와 죽음이라니, 너무나 힘든 일이다. 소멸이 예정된 대상을 찍는 일은 결단이 필요하며 그에 따라 영화가 지닌 태도가 드러난다. 이 영화는 외할머니의 사적인 이야기를 따라 그와 관련된 여러 기억들을 각종 푸티지들과 카메라의 행로를 통해 소환한다. 그런데 이 기억들은 과거와 현재 간의 시차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과거 푸티지는 흑백이고 현재의 푸티지들은 컬러인데 이 기억들은 과거가 과거로 느껴지지 않고 현재는 현재로 느껴지지 않는다. 이 영화는 혈육으로서의 카메라로 시작해서 점차 역사를 뭉쳐 보여주며 위에서 이야기한 친/외할머니를 찍는 한계를 어느 정도 극복해냈다. 여인숙의 거무잡잡한 벽지 위에 핀 곰팡이, 할머니의 피부에 핀 ‘저승꽃’ 같은 시각적 무늬들을 반복 등장시켜 가며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중첩시킨다. 이를 가로지르는 할머니의 음성은 여성도 남성도 아닌 질감과 무게로, 자갈과 바위에 낀 검은 이끼처럼 우리를 여인숙과 태백의 역사로 데려간다. 이 영화 속에서 구술되는 역사는 소멸되지도 죽지도 않을 것이며 ‘진득하게 검은 무엇’으로, 남아 있는 “서글픔”으로, “탄 가루를 씻어낼 목욕탕을 달라!” 라는 구호로, “옛날 그대로 있는” 곳을 옮겨다닐 것이다.

인디다큐페스티발2017 프로그래머
정재훈

 

감독소개

이재임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를 졸업했다. 다큐멘터리, 만화, 글 작업을 한다.
<강릉여인숙>(2016)

 

제작진
제작     이재임 
촬영     이재임  정윤영 
편집     이재임 

 

상영이력
2016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2016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2016 사람사는세상영화제
2016 부산평화영화제

 

배급정보
이재임 | jaem031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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