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그램 > 올해의 초점 > 작품정보

      올해의 초점      

도돌이 언덕에 난기류

감독
정재훈
작품정보
2017 | 212min | 컬러 | HD CAM | 영어자막

 

시놉시스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수렵인 1, 2, 3, 4. 취부사, 용접공, 사상공. 쭈쭈, 딘, 아하.

 

연출의도

어느 날 뒷산 언덕에서 일출을 보며 내려오던 길에 같은 자리만 맴돌았던 적이 있다.
사천에 있는 SPP 조선소는 2016년을 기점으로 매각되었다.
남한의 지형은 전체 면적의 3/4이 높낮이가 불규칙한 산지로, 동쪽이 높고 서쪽이 낮은 경동성지형을 이룬다.
인능산 언덕 위 하늘에는 헬리콥터 항로가 있다.

 

프로그램노트

정재훈의 첫 장편 <호수길>(2009)은 풍경의 표면이 품은 정동, 심부에 묻혀 있던 기억을 발굴하고 유토피아를 그리는 노스탤지어의 힘을 되살려 공동체에 돌려주었다. 2011년에 나온 두 번째 장편 <환호성>(2011)은, 밤낮을 오로지 노동으로만 보내는 한 프롤레타리아의 초상을 그렸다. 말 없는 노동으로 점철된 일과를 보내는 그의 형상을, 신작 <도돌이 언덕에 난기류>가 이어받는다.
태양과 달빛, 구름과 그늘이 빚어내는 빛과 어둠, 나무와 눈이 뒤덮은 산에서 사계절을 지내던 프롤레타리아는 “남쪽 바다로 떠난”다. 그러나 “머나먼 섬으로 이국적 경치”를 감상하러 간 것도, “고래 사냥을 떠난” 것도 아니다. 그가 도착한 그리 멀지 않은 고장은, 일기예보와 주식 투자 정보로 이루어진, 골짜기를 헤매는 수렵인과 그를 따르는 개, 사냥당할 운명인 새들이 속한 세상을 거쳐 도달할 수 있는 “새로운 고향”이다.
쾌락을 위한 길이 아니라, 여전히 오로지 노동을 위해 떠난 여행에서 마주치는 낯선 풍경과 생명들은 “취부사, 용접공, 사상공”의 무심한 시선에도 열정을 부여하여, 용접봉에 이는 불꽃처럼 빛나는 존재의 존엄을 발견하게 한다. 여행을 통해 발견하는, 현전하는 생명이 발현하는 낯선 빛. 오래도록 역사 속 프롤레타리아의 형상을 좇아온 랑시에르 같은 이는 이러한 체험을 “억압의 분석이나 억압에 시달리는 사람들에 대한 의무의 의미 이전에, 우리 세대의 생생한 정치적 경험은 아마 그런 것이었을 것”이라 한다. 사유나 개념을 현실에서 형해화하는 생생한 풍경들과 물질들.
이러한 “정치의 고고학”에 속하는 여정에서는, “짧은 만남”이나 “지키지 못한 약속”을 마주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깊은 심연에 들기 전에, 그럼에도 저들은 노동이 필연적으로 동반하는 몸의 동작과 리듬으로 새로운 삶의 터전과 그 이미지를 구축한다. 그저 떠도는 이방인이 새로운 기예를 배워서 도달할 수 있는 경지는 아닐 터이다. 지도와 경로를 정확히 알지 못하면서도 여행을 떠나온 노동자들이 몸으로 깨달아 얻은 시선은, 새로운 세계의 풍경 속에 빛과 그림자가 빚어내는 등고선을 다시 새겨 넣는다.
“햇빛과 구름의 놀이를 정치의 예민한 확신으로 연결하는” 이미지를 조합하는 이를 시인이라 칭했던 정치철학자의 통찰대로, 순진한 이방인이 여기저기 던지는 호기심 가득한 눈길을 따라 이미지를 다시 조합하고 기억들을 해체하는 여행은 시를 읽는 시간처럼 뭇 존재의 내면에 깃든 가능성을 일깨운다. 또, “공동의 행복”이라는 유토피아를 쉽게 꿈꾸는 “신기루나 광기”로부터 거리를 두게 한다. 고대 시인이 읊었던 『오뒷세이아』의 인물들처럼 여행을 계속하는 프롤레타리아들은 실재하는 불꽃이 증명하는 “저항”을 믿으며, 마지막까지 “도약”하길 멈추지 않는다. 쭈쭈, 딘, 아하는 대상화할 수 없는 그들, 현전하는 존엄을 스스로 증거하는 생명의 다른 이름들이다.

인디다큐페스티발2017 집행위원
신은실

 

감독소개

정재훈
2005년부터 <누군가의 마음>, <2005.1 홍제천 물> 등의 단편영화를 만들었으며, 2009년 <호수길>로 시네마디지털서울, 서울독립영화제 등에서 상영하였다. 2011년 <환호성>을 다수 영화제에서 상영하였으며, 2013년 서울독립영화제 인디트라이앵글 프로젝트 <서울연애>에 참여하였다. <도돌이 언덕에 난기류>는 그의 2017년 작품이다.
<호수길>(2009)
<환호성>(2011)
<서울연애> 중 <상냥한 쪽으로>(2013)
<복숭아>(2015)
<도돌이 언덕에 난기류>(2017)

 

제작진
제작     정재훈 
촬영     정재훈 
편집     정재훈 
음악     박다함 

 

상영이력
프리미어

 

배급정보
정재훈 | jjh8705@gmail.c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