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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지안비토 특별전      

항적(수빅)

감독
존 지안비토
작품정보
2015 | 277min | 컬러 | HD CAM | 한글자막

 

시놉시스

2006년 제작에 들어간 <항적(수빅)>의 작업이 끝남에 따라 필리핀 2부작이 완성되었다. 1부인 <비행운(클라크)>는 앞서 2010년에 발표된 바 있다. 총 9시간의 2부작은 주필리핀 미군 부대가 있었던 지역 주변에 퍼진 유독물질의 오염 상황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를 역사적 기억상실이나 식민지 특권, 고삐 풀린 군국주의 결과로 고찰하고 있다. 영화의 형식은 필리핀 희생자들과 그들의 가족, 환경단체 대변인, 지역 활동가들의 인터뷰 푸티지가 시네마 베리테와 혼합된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필리핀-미국 전쟁의 초기 사진 자료와 빨치산들의 노래, 역사적 문구와 풍경 사진 등이 사이 사이에 배치되어 있다. 인류와 환경에 가해진 비극과 그리고 그 해결의 난해함, 어려움이 이 두 영화가 표현하고자 하는 테마이다.

 

연출의도

<비행운(클라크)>는 2006년에서 2008년 사이에 촬영되었다. 그리고 <항적(수빅)>에 쓰일 사진 자료들도 이 때 같이 찍었는데, 옛 필리핀 수빅만 해군기지 지역의 환경, 보건 문제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어도 조금의 연관이 있다면 모두 촬영했다. 1990년 LA 타임즈 기사에서 존 브로더 기자는 미군이 수빅만으로 수 톤의 맹독성 화합물을 유출했다고 주장했으며 "수빅에는 무서운 것이 있다"라는 미 국방성 관계자 데이빗 버토의 말을 전했다.
1992년, 미 회계감사원(GAO)에서는 필리핀 군 기지 내의 유독물질 위험지대를 확인했으며 환경 복구 비용이 수퍼펀드(위험물질과 공해물질에 의해 오염된 지역의 복구와 정화를 위해 기금을 조성하는 미국 연방정부 정책)의 비용에 근접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사실 인정에도 불구하고 GAO는 군사기지에 기인한 환경 피해에 대해 어떠한 법적인 책임도 없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사실 훨씬 더 광범위하다. 보스턴 글로브지에서는 "사실상 지구의 어느 곳도 미군에 의한 환경적 위험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은 없다. 최근 펜타곤에서는 그린란드, 스페인, 일본, 파나마, 이탈리아, 아이슬란드, 영국 등의 군사기지에서 환경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는 기사를 발표했다. 따라서 이 2부작 다큐멘터리에 가장 알맞은 제목은 <일례, 필리핀>이 되는 것이다.

 

프로그램노트

항적航跡. 배가 지나간 자리. 항로에 생기는 흔적. 존 지안비토의 신작 <항적(수빅)>은, 조선소로도 유명하며 태평양 미 해군 함대의 주력 기지로 한국전·베트남전을 수행한 필리핀 수빅을 주 무대로 삼는다.
1521년 스페인 원정대에 점령당한 뒤 300년 이상 식민 통치를 받던 필리핀은, 19세기 말 쿠바 등 다른 스페인 식민지에서 들려오는 혁명과 독립 소식에 고무되어 해방을 위한 싸움을 스스로 시작한다. 먼저 행동을 개시한 이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름, 호세 리살이었다. 의사이자 저널리스트, 시인이며 소설가이기도 했던 그가 오랜 유럽 체류를 마치고 귀국하자, 이미 쇠퇴해가던 스페인 식민당국은 필리핀 민중에게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두려워하여 1896년 12월 30일 리살을 사형시킨다.
리살이 스페인 총독부의 감시를 받고 있던 즈음, 안드레스 보니파시오는 마닐라 교외에서 스페인 제국에 대항하여 무장 항쟁을 시작한다. ‘혁명 영웅’ 보니파시오도 호세 리살처럼, 필리핀 영화의 단골 주인공이다. 농민 계급 출신인 보니파시오는 독학으로 역사를 공부한 뒤 1892년 혁명운동 무장 조직 ‘카티푸난’을 창시했다. ‘카티푸난’의 무장 항쟁 노선에 의구심을 품고 있던 리살의 완전한 동의를 얻지 못했음에도, 카티푸난을 창설하며 보니파시오는 리살을 명예 의장으로 추대했다.
1895년 3월 카티푸난에 하급자로 입회한 뒤 재빨리 자신의 당파를 키웠던 에밀리오 아기날도는 보니파시오와 달리 중간 계급에 속했는데, 단단한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안드레스 보니파시오를 제압하여 그의 형과 함께 1897년 5월 10일 반혁명 혐의로 처형해버렸다(보니파시오 형제의 죽음을 다룬 가장 빼어난 영화는 아마도 라야 마틴의 <오토히스토리아>(2008)일 터이다). 리살이 죽고 불과 5개월이 지났을 때였다(이 시기의 역사를 라브 디아즈는 근작 <슬픈 미스터리를 위한 자장가>(2016)에서 필리핀 또는 세계영화사와 겹쳐 재현하려 시도한다).
‘정적’을 제거한 뒤 스페인이 떠난 필리핀을 접수하려는 목적으로 무력 분쟁을 일으킨 미국과 전쟁을 치르던 아기날도는 1901년 3월 체포되고, 워싱턴에 충성을 맹세한 뒤 필리핀 초대 대통령이 된다. 혁명은 공식적으로 이렇게 끝나지만, 그로부터 십 여 년 더 살아남은 카티푸난 조직원들의 항쟁이 끊일 듯 이어지고 미군은 그들을 포함한 수십만 필리핀 인민들을 학살한다.
<항적(수빅)>은 치열했던 항미 투쟁의 장소가 품고 있는 기억과, 미 해군 주둔이 필리핀의 현재에 미친 영향을 이으려 시도한다. 두 역사는 별개의 것이 아니며, 압제는 저항을 필연적으로 불러왔기 때문이다. 20세기 초 아기날도의 굴욕과, 60년대 말부터 활동가로 살아온 부지의 자긍심과 외로움은 모두 필리핀의 대지와 바다에 새겨진 궤적들이다. 그리하여 영화는 지난 시기 미 제국주의를 고발하는 가장 통렬한 기록이자, 존엄을 지키려 저항하는 인간을 기리는 가슴 뜨거운 송가가 된다.
이 작품은 존 지안비토의 작품들을 지지하고 필리핀 독립영화 진영과 지안비토가 교류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그러나 비극적인 사고로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필리핀 비평가 알렉시스 티오세코(1981-2005)에게 헌정된 어떤 우정의 기록이기도 하다.

인디다큐페스티발2017 집행위원
신은실

 

감독소개

존 지안비토
존 지안비토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활동하는 영화 감독, 교육자 겸 큐레이터이다. 그의 영화들은 토론토 국제영화제,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로카르노영화제, FID 마르세유, BAFICI, 런던영화제, MoMA, 퐁피두 센터, 시네마테크 프랑세즈, 앤솔로지 필름아카이브 등의 다양한 장소에서 상영되었다. 2008년, 오스트리아 비엔나 국제영화제와 이탈리아 트리에스테의 이 밀레 오키 영화제에서 최초의 존 지안비토 회고전이 열렸다.

 

제작진
제작     존 지안비토 
촬영     존 지안비토 
편집     존 지안비토 

 

상영이력
2015 비엔나국제영화제
2016 로테르담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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