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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

감독
김건희
작품정보
2017 | 37min 13sec | 컬러+흑백 | DCP | 한글자막 | 영어자막

 

상영시간표

상영일 상영시간 상영관 부가정보
2018.03.25(일) 20:00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2관
2018.03.28(수) 17:30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2관

 

시놉시스

단산 위에 당집이 있어 붙여진 이름의 ‘당산(堂山)’에는 530년 된 은행나무가 있다. 지대가 낮아서 1920년대 대홍수로 당산이 잠겼던 때, 사람들은 은행나무에 매달려 살 수 있었다. 20년 동안 살았던 도시 당산을 다시 찾았다. 당산역과 영등포구청역을 중심으로 뻗은 번화가의 화려한 불빛은 여전히 꺼지지 않았다. 그러나 어디선가 들려오는 굉음들, 무너지는 소리는 당산의 풍경에 균열을 냈다. 당산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연출의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고향에 느끼는 감정은 어떠할까. 그리움일까, 아니면 두려움일까. 도시 ‘당산(堂山)’은 감독이 태어나고 20년을 자란 도시다. 당산에 대한 기억은 번화가나 교통의 요충지가 아니라 아파트 단지에 둘러 싸여 있거나 대기업 고층빌딩 옆에서 무너져 가는 허름하고 기이한 풍경의 공장들과 그곳의 사람들이었다. 당산을 떠나고 다시 찾았을 땐, 당산에서의 삶이 대단히 불안했던, 삭제된 기억들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제 이곳엔 공장들도, 그 안에 사람들도 이미 사라졌거나 사라지고 있었다. 기록되지 못한 사람들과 공간들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사라지는 걸까. 불안의 역사를 들여다보고, 그것이 한 개인의 삶과 무의식에 어떻게 맞닿아 가는지 보여주고자 한다.

 

프로그램노트

1993년생 김건희 감독은 당산에서 태어나 20여년을 살았다. 그곳을 떠난 뒤 다시 당산을 찾았을 때 감독은 지금은 사라져버린 것들, 자신의 기억 속에서만 어렴풋하게만 남아 있는 잔상을 좇아 보기로 한다. 희미한 기억을 다시 끄집어낼 때 감독에게 실마리가 돼준 게 있다. 바로 누군가의 ‘눈’(目)이었다. ‘누구의 눈이었을까.’ 감독은 그 눈들이 자신을 지난 20여 년간 불안하게 만들어왔다고 말한다. 당산 하면 떠오르는 기억 속 알 수 없는 눈들. <당산>은 사적인 불안의 기원과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의 역사를 여러 방위에서 이어가보는 작업이다.
공간과 사적 기억을 연결하는 다큐멘터리의 작업 방식과 주제는 너무도 익숙하다. <당산> 역시 그 주제의 범주 안에 충실히 위치해 있다. <당산>이 조금 다르게 접근해보려 한 지점은 감독이 당산에 살며 느껴온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불안의 정서, 그 실체를 궁금해 하며 당산이라는 공간의 역사와 연결지어보려 한 점일 것이다. 감독에게 불안을 불러일으키는 잔상, 이미지가 ‘눈’이라 했다. 화면에는 누군가의 눈들이 클로즈업돼 제시된다. 그 눈은 시선, 눈초리, 바라보는 행위였을 수 있겠다. 그 눈의 실체를 추적하던 영화는 당산의 구체적인 공간으로 불쑥 들어간다. 이를테면 아파트들에 둘러싸인 당산에서 좀처럼 이질적인 곳이 있다. 도통 뭐하는 곳인지 알 수 없었던 기계 설비 공장이다. 감독을 불안하게 만들었던 눈은 어쩌면 그곳을 지나며 마주쳤던 정체도 이름도 모르는 노동자들의 낯선 눈이었을 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러던 영화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1911년 일본인이 세웠다는 조선피혁주식회사에 관한 자료를 보여준다. 앞선 노동자들과는 달리 정확한 기록으로 남아 있는 역사 속 인물이다. 기록해둘 수 있고, 기록이 남아 있다는 것은 그때 그곳에서 기록에 영향을 줄 수 있었던 이들이야말로 역사에 남아 있다는 증거다. 기록할 수 없고, 기록이 없는 이들은 역사에 이름이 없다. 그러니까 (이름 없는 이들이 일했던) 공장들이 사라졌을 때 자신의 기억 속 불안까지 흘러간 것 같아 다행스러웠다는 감독의 고백은 감각적으로 수긍이 가는 부분이다.
하지만 개인의 불안과 공간의 역사를 연결하는 이러한 <당산>의 시도가 매번 수긍이 가는 건 아니다. 영화는 불안의 기억이란 감각적인 차원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하고 또 보여주고 싶어 하지만 때론 설명적으로 비춰지는 부분도 있다. 영화 속 ‘눈’이라는 상당히 무섭고 두려운 이미지가 보는 이의 감각을 좀 더 세게 두들겨주길 바라게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당산>은 설명되지 않는 감각으로서의 불안, 시대와 공간이 개인의 감각과 불협하며 연결되는 과정이야말로 기억이라고 인정하는 것 같다. 또한 기록되지 않고 사라진 것들은 기억조차 되지 못한다는 걸 안다. ‘이 군인들의 눈만큼은 기억의 어디에서도 발견하기 어려웠다’는 고백이 그러하다. 정체 모를 자신의 불안의 궤적을 좇던 감독은 마침내 도착한 집을 비추며 이렇게 말한다. ‘그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집이 어디에도 없음을 확인하기 위해 찾아다닌 것 같다.’ 잊히고 사라진 것을 복원하려는 게 아니다. 잊힌, 사라진 것들이 잊혔다고 사라졌다고 확인할 뿐이다. 있어야할 것이 없다고 확인하는 일이기도 하다. <당산>의 기억에는 공백이 있고 불안이 그 자리를 메울 뿐이다.

인디다큐페스티발2018 프로그래머
정지혜

 

감독소개

김건희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출생. 한국예술종합학교 방송영상과 다큐멘터리 전공. 사라져가는 재개발 풍경을 담는 사진작가를 다룬 <마지막풍경>(2013), 영화의 의미를 담아내려 했던 <환시>(2015), 서울 청파동 공간을 담은 <청파동을 기억하는가>(2016) 등의 다큐멘터리를 연출했다.
<청파동을 기억하는가>(2016)
<환시>(2015)
<마지막 풍경>(2013)

 

제작진
제작     김건희 
촬영     김건희  
편집     김건희 
프로듀서     정수은 
조연출     김희연 
조명     김건희  
음악     øjeRum 
사운드 믹싱     스튜디오 산호  
색보정     김진의  

 

상영이력
2017 EBS국제다큐영화제
2017 서울독립영화제

 

배급정보
김건희 | gunhee414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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