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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채복: 두 사람의 노래

감독
남승석
작품정보
2017 | 102min 23sec | 컬러 | DCP | 영어자막

 

상영시간표

상영일 상영시간 상영관 부가정보
2018.03.24(토) 20:00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1관
2018.03.27(화) 15:00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1관

 

시놉시스

귀농하여 살아가는 노년의 하동과 채복을 다룬 영화는 노부부의 사랑이라는 외피를 두르고 있다. 그러나 영화가 다루는 것은 삶의 한 단계로서 노년이다. 영화는 부부의 일상 속 공간에서 흘러간다. 집을 중심으로 커가는 농작물, 햇살, 심지어 천장 창밖에서 읽히는 계절의 변화가 부부의 편지와 맞물린다. 무엇보다 편지는 이들의 현재를 바라보게 한다. 그들의 삶 이면에는 1980년대 대학 시절과 노동 운동, 그리고 감옥에서 보낸 시간이 있다. 시대를 향한 고민, 애틋함, 가족에 대한 미안과 감사가 담긴 편지에는 현재를 감각하는 모습도 함께 있다. 그리고 영화는 이들이 바로 광장을 밝힌 촛불의 주인공(들)인 ‘우리’임을 비춰낸다. 평범한 부부의 젊은 시절 연애편지에서 한국의 어제와 오늘을 이어주는 결이 많은 영화다.

 

연출의도

다큐멘터리는 기본적으로 큰 역사적 흐름 속의 개인의 사건을 소재로 다루고자 한다. 이 영화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 미학적 장치를 통해 인터뷰이(interviewee)의 영화적 공간을 재현한다. 즉, 민족이라는 키워드 속에서 개인의 트라우마가 어떻게 형성되고 지속되어왔는지, 고통스러운 과거의 공간이 현재 어떤 의미로 존재할 수 있는지, 이러한 공간에서의 개인의 정체성은 어떻게 구성되는지 질문한다. 하동과 채복은 구로공단에서 태어나서 자랐다. 그들은 구로공단 노동자의 삶에 헌신하는 것, 즉 그들을 해방시키려는 참된 삶을 선택하였다. 편지와 인터뷰, 그리고 퍼포먼스를 통한 수행적 인터뷰는 그들의 삶, 그들의 청춘, 그들이 품었던 꿈과 희망 그러나 결국 절망인 실재 기억을 영화적으로 구성한다.

 

프로그램노트

새삼스러운 편지

천 만의 촛불이 전국을 밝힐 때, 그 군중 속에는 어떤 사람들이 있었을까? 4.19 이후 처음으로 집회에 참가했다는 사람의 사연을 접했다. 그 사연을 들으면서, 어쩌면 이 거대한 물결 속에는 4.19, 5.18, 6월 항쟁 등 과거 70년 간 이어온 민주화 운동의 유산들이 집약돼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봤다. <하동채복: 두 사람의 노래>는 한 쌍의 부부를 조명하면서, 이렇게 면면히 이어져오는 저항의 역사를 환기시킨다. 채복과 하동은 8~90년대에 노동운동을 했던, 흔히 386세대로 불리는 사람들이다.
영화는 이들의 과거를 오늘에 되살려 놓는다. 이를 위해 채복과 하동은 스스로의 과거를 연기한다. 젊은 시절 불렀던 민중가요를 다시 부르고, 구호도 외치고, 옥중에서 주고 받았던 편지도 다시 낭송한다. 특히 편지 낭송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하동과 채복 모두 구속이 된 경험이 있으며, 그때마다 서로 주고 받은 편지 속에, 서로에 대한 그리움, 부모에 대한 미안함, 밖에서 투쟁하는 동지들에 대한 걱정, 그리고 사회변혁에 대한 갈망 등이 묻어난다.
그러나 채복과 하동이 과거의 자신을 ‘연기’ 할 때, 이는 단순히 과거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재연’하는 것이 아니다. 과거의 언어나 행위를 오늘에 다시 수행하는 것은 현재의 자신이 과거의 자신과 마주하는 과정이다. 편지를 읽으며, 서로에 대해 가졌던 애틋한 감정들이 되살아나기도 하고, 과거 행했던 운동에 대해 두 사람은 새삼스레 곱씹을 기회를 얻기도 한다. 그리고 관객인 우리 역시도 한 부부의 내밀한 개인사를 통해, 매력적인 인물 둘을 만나게 될 뿐 아니라, 이들이 살아온 시대를 차분하게 되돌아볼 수 있게 된다.
이 작품의 미덕은 이런 돌아봄이 흔한 회고담이나, 거북한 영웅담으로 귀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아마도 귀농하여 땀 흘려 농사짓는 이들의 현재가 비춰지기 때문일 것이다. 운동 일선에서도 물러났고, 다른 동년배처럼 화려하게 정계에 입문한 경우도 아니지만, 변함없이 알콩달콩 노동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소박한 모습은 잔잔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한편, 영화가 과거형에 머무르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과거의 운동을 끊임없이 오늘날의 촛불과 비교하면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자식을 걱정하는 부모의 마음, 동료 여성 노동자를 아끼는 자매애, 보다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에 대한 열망. 그 애틋하고 간절한 마음들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고 영화는 강조한다. 거대한 촛불의 물결을 보며, 채복은 ‘우리가 꿈꾸던 세상은 아직 오지 않았지만, 사회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소회를 말한다. 그 말대로 세상은 한꺼번에 바뀌진 않겠지만, 역사의 고비고비마다 평범한 대중들이 일군 촛불의 파도로 조금씩 깎이고 파여서 달라지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 안에 채복과 하동의 삶도, 우리의 촛불도 있을 것이다.

인디다큐페스티발2018 프로그래머
박문칠

 

감독소개

남승석
서강대학교 철학과에서 프랑스 과학철학을 전공하고 컴퓨터학과 대학원에서 인공지능을 전공하였다. 이후 시카고 예술 학교에서 현대예술을 공부하면서 파리보자르에서 교환학생으로 조형물, 사진과 영화 작업을 했다. 서강대 영상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하는 동안 하버드대학교에서 비지팅 펠로우로 박사학위논문 리서치를 하였고 에롤 모리스의 다큐멘터리 미학 연구로 영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2년 영화적 아틀라스, 지도 그리기의 일환으로 5대륙 5개 도시에서 영화를 찍는다는 '노마딕 프로젝트’를 시작하여 현재까지 <키키+고도>(시카고, 2008), <니나>(파리, 2009), <지혜>(서울·파리, 2010) 세 편의 장편을 완성하였다.
<하동채복: 두 사람의 노래>(2017)
<지혜>(2010)
<니나>(2009)
<키키+고도>(2008)

 

제작진
제작     남승석 
촬영     오세현 
편집     홍수동  김선민 
음악     이세형 

 

상영이력
2017 부산국제영화제

 

배급정보
남승석 | nam.seungsu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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