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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는 것은 비겁하지만 도움이 된다

감독
박향진
작품정보
2018 | 40min 50sec | 컬러 | HD CAM | 자막없음

 

상영시간표

상영일 상영시간 상영관 부가정보
2018.03.23(금) 17:00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1관
2018.03.25(일) 15:00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1관

 

시놉시스

서울에 올라온 지 10년차. 서른 살을 앞둔 향진은 서울을 떠나고 싶다.
그는 고향인 남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한다.
특별한 계획은 없지만 각자의 이유로 함께하겠다는 친구들이 생겼다.
이들은 왜 서울을 떠나려는 것일까? 진짜 서울을 떠날 수 있을까?

 

연출의도

잇단 아픈 소식이 가슴 속에 고스란히 남았다.
버티는 것, 이겨내라는 구호가 도움이 되지 않는 순간이 있다.
노력 뒤의 초라함, 불합리와 압박감, 원인이 없는 무기력.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과 함께 도망치는 상상을 한다

 

프로그램노트

도망치고 있다고 한다. 무엇으로부터? 이에 대한 답이 명시되지 않고 ‘도망’이라 명명되는 행위는 그 도망자가 진짜로 비겁한지 아닌지 판단을 유보시킨다. 더 근본적으로는 ‘도망’이라는 어휘의 동원이 온당한 것인지도 가늠하기 힘들게 만든다.
영화의 초반 푸티지들은 이러한 물음들에 대한 단서를 구하기까지 상당한 유보를 일으키며 나열된다. 몇몇의 사람들이 모인다. 각자가 직면한 문제들을 토로한다. 현재의 갈급함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을 모색하고 있음을 밝힌다. 청사진이 분명하지는 않다. 그러나 이들은 함께 먼 거리를 간다. 남해라는 공간을 누가 어떻게 적시했는지는 알 수 없다. 이들은 남해로 이주해온 선배에게 자문을 구한다. 시원한 갈무리는 없다. “계절이 바뀌는 것을 보고 하루하루가 바뀌는 것을 보기에 행복하다”는 선배의 답변은 수줍은 고백에 가깝다. 서울 밖으로의 이주를 꿈꾼다는, 같은 동기에서 빚어진 벗들은 남해로의 이주에서 기대하는 바를 목소리에 실어 드러내본다.
실로 한결 같이 설명 없이 이어지는 이 영화 속 푸티지들은 조심스러운 시도와 연대의 콜라주이다. 여기서 다시 한 번 제목을 상기해본다. “도망치는 것은 비겁하지만 도움이 된다”
이들의 행보를 도망이라 칭할 수 있을까. 청년층이 자립해서 도저히 주거지를 마련하기 힘들게 하는 서울의 집값. 소모성 짙은 구성원으로의 안착을 종용하는 직장생활. 생애주기별로 기대되는 전형적인 역할 수행. 이것들이 내 몸과 마음을 구겨서라도 맞춰 내야하는 “정답”이자 “당위”인 틀이라는 전제 없이는 ‘도망’이라는 말이 나올 수가 없지 않은가.
영화 속 청년들의 남해로의 이주는 자연의 변화를 감각하고 내적인 욕구에 부응하는 몸을 맡기는 삶으로의 이행이자 삶과의 직접성 회복 시도이다.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는 시도이지만, “도망”이라고 이 움직임을 자칭하는 것은 안타까움을 자아낼 정도로 수세적이고 겸손한 라벨링이다.
같은 지향 아래 모여든 이들의 화학 작용은 폭발적이지 않지만 결집이 성사된 것 자체에 감응하는, 같이 하나의 촛불을 둘러싼 채 느껴보는 오롯한 기쁨과 같은 것을 도출한다. 여럿이 공동 거주할 공간을 찾고, 계약을 하고, 그 공간 안에서 서로의 영향 아래 하나의 노래를 기워 내가는 풍경은 그 기쁨의 자장에서 떠오르는 것이다. 실로 보편적인 ‘표현의 욕구’가 이렇게 소박하고 간단하게 해소될 수 있다는 깨달음에서 한 숨 고르는 결말이다.
영화 속에서 남해 마을을 거닐던 중 감독이 벗들에게 건네는 말, “이 길로 가보자. 이 길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확신은 안 드는데”는 지나친 낙관도 자화자찬도 아닌, 조심스럽게 서로의 온도를 맞춰가는 데서 나오는 성숙한 제안에 가까운 영화의 흐름과도 정확히 맞물린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 말에 가까운 뉘앙스의 전언이 지금의 제목과 대체되는 게 더 어울릴 것이다.

영상미디어센터 미디액트 창작지원실
김수지

 

감독소개

박향진
남해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거주 중.
사회와 나를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
평화와 자연과 자유를 좋아합니다.
<목수와 백수>(2016)

 

제작진
제작     박향진 
촬영     날로  박향진  장민경  안지원  안창규  조현준  하성민 
편집     박향진 

 

상영이력
프리미어

 

배급정보
박향진 | hyangjinp@iclou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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