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그램 > 올해의 초점 > 작품정보

      올해의 초점      

산나리

감독
김응수
작품정보
2018 | 73min 35sec | 컬러+흑백 | DCP | 자막없음

 

상영시간표

상영일 상영시간 상영관 부가정보
2019.03.22(금) 12:00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1관
2019.03.26(화) 17:30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1관

 

시놉시스

깊은 산, 검은 동굴 앞에 산나리가 피어있다. 짙푸른 녹음 속의 붉은 산나리는 섬뜩하다. 그는 평화를 알려면 자기를 보러 오라고 손짓한다. 하지만 그 여정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북한전문가와 인터뷰를 하고, 전쟁의 흔적을 보고, 판문점을 가서 남북정상의 만남을 따라하고, 싱가포르의 북미회담을 봐도, 평화는 언제나 추상적이고 낯설다. 소망은 강렬하지만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것은 언제나 되돌아와 반공이데올로기라는 벽을 마주본다. 아무리 먼 곳을 응시해도 그것은 앞을 가로막는다. 70년의 기다림! 산나리는 말한다. ‘멀리 보지 말고 옆을 보라.’ ‘반공이데올로기에 의해 희생된 반을 보라.’ ‘나는 당신의 상처다.’ ‘나도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어떻게 북한과의 공존을 원하는가.’ 바로 이 깨달음으로부터 평화는 시작된다.

 

연출의도

윤영상이 말하는 평화는 다른 전문가들이 말하는 것과 조금 다르다. 그런데 이 조금 다른 것이 엄청난 차이를 발생시킨다. ‘70년 동안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반공이데올로기는 어떻게 극복되는가?’ 이 쟁점을 가지고 tv에 나오는 전문가들을 보면, 그 평화 전문가들이 반공이데올로기의 토대 위에서 평화를 논하고 있다는 아이러니를 만난다. 나는 그것이 심각하게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싶다.

 

프로그램노트

2018년과 2019년이 남북•북미 관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분기가 될지는 아직 모른다. 고도로 계산된 연출을 동반하여, 판문점에서 개최된 남북정상회담과 싱가폴•베트남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이 한국전쟁 이후 되풀이해온 범박한 해프닝 중 일부로 역사에 남을지도 아직은 알 수 없다.
파란 벽의 가건물과 수채 구멍, 그 사이에 그인 흰 선을 경계로 마주한 사람들이라는 이미지가 표상해온 ‘판문점’의 주인공이, 2000년 이후 쭉 <공동경비구역 JSA>(박찬욱, 2000)의 한 장면 속 선글라스를 낀 충무로 배우였다가, 2018년 봄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었으며, 이어 테마파크 같은 영화 세트장에서 스마트폰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시민들로 변모·확산되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김응수 감독은 신작 <산나리>에서, 판문점을 모방한 공간에서 사진과 동영상을 찍는 사람들과 짙은 녹음 속에 핀 붉은 산나리, 그와 멀지 않은 곳에 불쑥 솟아있는 반공 위령탑 사이를 흐르는 공기를 탐색한다. 이 여정을 동반하는 것은 북한학 박사 윤영상의 인터뷰이다. 윤영상은, 2018년 봄 남한을 뒤덮은 판문점 이미지와, 남한 곳곳에 서 있는 ‘반공 위령탑’에 한 자 한 자 새겨진 원념 사이에 흐르는 심연을 넘어서는 한 걸음을 제안한다.
(영화가 그의 이력을 적시하지는 않지만) 민주노동당 평화군축운동본부장을 지낸 윤영상의 언설이 현실에서 미끄러지고 있음을, 그의 목소리와 제스처, 얼굴 클로즈업만으로 감지하게 하는 카메라는, 시뮬라크르가 된 ‘평화’와 견고한 반공의 관념 뒤에서 검은 아가리를 벌리고 버티고 있는 역사를 마주하려 안간힘을 쓴다.
이렇듯 비가시적이고 비물질적인 이념과 사상, 집단 기억과 정동을 시청각 이미지로 포착하기 위해 끈질긴 고투를 벌이는 작품 덕에, <산나리>의 말미에 이르러 우리는 “영화의 기계적 지각으로 시각적 무의식 지대, 나아가 일상적 무의식 지대”를 목도할 수 있으며, “이 일상적 무의식 지대가 우리의 의식으로 포착되지 않고 파악되지 않는 비결정적 영역이자 역사에 대한 변증법적 인식의 틀에서도 빠져나가는 영역”(발터 벤야민)임을 깨닫게 된다.

인디다큐페스티발2019 집행위원
신은실

 

감독소개

김응수
충주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1996년 <시간은 오래 지속된다>, 2002년 <욕망>, 2005년 <달려라 장미> 등의 극영화를 연출하고, 2006년 극과 다큐의 경계를 탐험하는 <천상고원>을 만들며 영화의 양방향과 경계 허물기를 추구하였다. 2008년 <과거는 낯선 나라다>(다큐), 2010년 <물의 기원>(극), 2012년 <아버지 없는 삶>(에세이), 2014년 <물속의 도시>(다큐), 2016년 <옥주기행> (다큐), 2017년 <우경>(극) 등은 그런 탐험의 결과물이다.
<시간은 오래 지속된다>(1997)
<욕망>(2002)
<달려라 장미>(2005)
<천상고원>(2006)
<과거는 낯선 나라다>(2008)
<물의 기원>(2010)
<아버지 없는 삶>(2012)
<물속의 도시>(2014)
<옥주기행>(2016)
<우경>(2017)
<초현실>(2018)
<오, 사랑>(2018)
<산나리)(2018)

 

제작진
제작     윤정규 
촬영     김응수 
편집     김백준 
출연     윤영상 

 

상영이력
서울 독립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