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28(목) ~ 06.03(수)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인디다큐페스티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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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의 초점      

증발

감독
김성민
작품정보
2019 | 128min 9sec | 컬러 | DCP | 영어자막

 

시놉시스

2000년 4월 4일. 최용진 씨의 둘째 딸 준원이가 집 앞 놀이터에서 실종되었다. 시간이 흐르며 딸을 찾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절박함은 자식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자책으로 변해갔다. 그동안 첫째 딸 준선이는 가족에 찾아온 갑작스러운 불행을 숨죽이며 지켜보았고 성인이 된 지금도 아버지의 곁을 떠나지 못한다.
최용진 씨가 딸의 행방을 쫓으며 기록한 수사 노트가 5권을 넘어갈 무렵 뜻밖의 목격자가 나타나고 경찰은 17년 만에 사건의 재수사를 시작한다. 그리고 준원이를 찾을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이 생기며 준선이와 아버지 사이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한다.

 

연출의도

아이가 실종되면 모든 것은 가족의 몫으로 남겨진다. 세상은 아동실종 사건을 쉽게 일어나지 않을 불운이라 여기고, 아이를 포기하지 않는 부모의 삶을 헛된 희망이라 부르기도 한다.
“애가 만약 살아 있으면 지금 몇 살이에요?”
사람들은 연민만 가지고 쉽게 묻는다. 만약. 아이가. 살아 있다면.
아직도 실종된 자식을 찾아 전국을 헤매는 가족들이 있다. 가족들은 생의 끝자락에 선 채 오늘을 살아간다. 이 다큐멘터리는 세상으로부터 점차 고립되어 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가 방치해 둔 실종 문제와 마주하고자 한다.

 

프로그램노트

2000년 4월 4일, 여섯 살 준원이가 사라졌다. 2015년, 아버지 최용진 씨는 딸 준원을 찾아 전국을 헤매고 <증발>은 그런 최용진 씨와 동행하며 2017년까지의 시간을 기록한다. 준원이 사라진 이후, 이들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다. 어색하고 불편한 사이가 된 아버지와 첫째 딸 최준선 씨만이 한때 가족들이 함께 살았던 아파트에 남았다.
얼마간 예상할 수 있듯, <증발>이 따르는 플롯의 큰 줄기에는 준원을 찾기 위한 가족의 사투와 폐허가 된 가족의 마음의 상태가 있다. 지금, 이곳에 부재한 준원의 존재를 지금, 이곳으로 불러내기 위한 강한 환기의 과정이자 동시에 반드시 지금, 이곳으로 다시 돌아와야 하는 존재가 있음을 항변하는 당위의 문제이기도 하다. 부재한 자를 불러내기 위한 직접적인 방법은 각종 푸티지의 활용일 것이다. 실종 당시 아이를 찾기 위해 TV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부부의 영상, 뉴스의 사건 보도 자료, 제보자들과 부부가 나눴던 대화의 음성 기록 같은 것이다. 실종 사건이 주는 충격, 있던 게 감쪽같이 사라진 데서 오는 미스터리, 증발이라는 야릇한 스펙터클, 한 가족의 내면과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사건의 파괴력, 해결될 기미조차 찾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는 데서 오는 절망 같은 게 압축적으로 읽힌다.
그런데 <증발>이 보다 강렬하게 주목하고자 하는 지점은 기존 기록을 재확인해 실종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자 하는 일종의 사회적 책무와 윤리에의 복무에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보다는 딸의 흔적을 추적하는 최용진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훨씬 많은 관심을 두고 있으며 그것을 아주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어째서 영화에서 아버지 최용진 씨는 흡사 이 실종 사건의 담당 수사관, 조사관처럼 보이는가. 아이를 잃은 뒤 하루도 빠지지 않고 꼼꼼하게 기록한 그의 집요한 사건일지 때문이 아니라 그가 다년간 작성한 기록을 바탕으로 다다른 듯한 잠정적 자기 확신과 태도 때문인 것 같다. 아이를 잃은 아버지라는 점과 집념이 엿보이는 최용진 씨의 말투는 떼려야 뗄 수 없을 거라 짐작하지만 노련한 수사관처럼 의연하고 담담해 보이는 모습으로의 등장 같은 경우는 이 영화가 그를 어떤 방식으로 보고 있는가를 더 강하게 생각하게 한다. 영화가 그의 얼굴을 클로즈업할 때, 실제 수사관들을 향해 위용 있게 걸어오는 원근 숏을 볼 때 인물에 덧씌워진 캐릭터성의 힘은 뚜렷하다. 다른 가족들이나 담당 수사관이 최용진 씨를 두고 전하는 말들, 영화의 편집점 등도 그렇다. 여기에 덧붙여 아버지의 사건일지 속 특정 문구를 큼지막하게 부각한다거나 그가 직접 그린 동네 지도를 시각적으로 두드러지게 하는 효과 같은 것이 수사관 캐릭터에 더해 수사물이라는 장르적 무드를 만들어낸다.
<증발>을 두고 실종 사건이 남긴 것, 사건 이후의 시간에 관한 영화라고 말하는 것은 어딘지 많이 부족하다. <증발>은 실종 사건을 내적 동력 삼아 강하게 움직여 나가는 한 인물에 관한 영화이자 그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관한 영화다. 영화는 어느 정도 자신의 입장을 정리한 듯 보인다. 이에 관해서는 더 많이 이야기해볼 만한 부분이다. 덧붙여 실종아동을 찾는 문제를 둘러싼 국가 시스템의 작동과 허점, 시스템을 향한 개인의 불신과 대항, 남성 가부장을 둘러싼 담론 같은 것도 함께 두고 말해 볼 수 있겠다. <증발>은 김성민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최우수장편상, 제11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심사위원 특별상과 젊은 기러기상을 수상했다.

인디다큐페스티발2020 집행위원
정지혜

 

감독소개

김성민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다큐멘터리 연출을 공부했다. 2013년 11월부터 장기실종아동 가족의 삶에 관한 장편 다큐멘터리 <증발>을 시작했다. <증발>은 그의 첫 장편 연출작으로,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 DMZ국제다큐영화제, CJ문화재단, 인천다큐멘터리포트 등에서 제작지원을 받으며 그 기획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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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
제작     안지환 
촬영     양정훈 
편집     손연지  안지환 
음악     조광호 
시각 효과     김상현 
사운드     정성환 
색보정     임학수 
상영이력
2019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젊은 기러기상
2019 서울독립영화제 최우수장편상
배급정보
인디스토리 | inhekim.wor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