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28(목) ~ 06.03(수)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인디다큐페스티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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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시간

감독
김라
작품정보
2020 | 31min | 컬러 | DCP | 자막없음

 

시놉시스

낮 12시가 되면 일흔이 넘은 나이의 두 분이 1인시위를 하러 매일 국회 정문 앞에 선다. 벌써 11년 가까이 어김없다. 법을 고쳐줘야 할 국회의원들을 마주쳐서라도 말을 건네보려 길을 나선다. 늙은 두 부부 강사의 집은 충남 당진이다. 이 먼 길을 매일 오갈 수 없어 국회 앞에 천막을 쳤다. 이 천막 안에서 먹고, 자고, 공부하고, 사람들을 만난다. 그리고 목소리를 높여야 할 곳을 찾아 나선다. 10년째다.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 채 배회하는 대학의 시간강사는 지금까지 교원(선생)이 아니었다. 국회가 강사법을 고쳐준다면 다른 교원(교수)들과 마찬가지로 방학 중에도 강사료 받고, 4대 보험 보장, 대학 내의 협의회에 참여할 수 있다.

 

연출의도

길 위에서 살아온 세월 11년, 비바람 휘몰아치는 땅바닥을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간다. 이 두 늙은 강사를 버티게 해준 신념은 무엇인가?
"한 사람이라도 서 있으면 이정표가 된다."
우리의 현대사에서 현재를 가능하게 해준, 역사의 발걸음에서 도도한 이네들의 강인한 인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프로그램노트

길 위에서 십여 년의 시간을 버텼다. 영화는 십 년이라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이자, 잘못된 것에 대해 옳지 않다고 주장하는 길 위 ‘공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시간은 변화를 만들었고, 공간은 잘못된 것과 끊임없이 투쟁했다. 카메라는 그들의 시간과 공간을 따라간다. 감독이나 자막의 개입 없이, 영화는 오로지 투쟁하는 한 부부의 음성과 여의도-대학교-청와대로 이어지는 그들의 모습만을 좇으며 ‘텐트’라는 공간, 그리고 ‘십 년’이라는 시간에 집중한다.
카메라의 시선은 응시에 가깝다. 텐트에서의 시간이 짧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수납함, 책상과 의자 등 온갖 살림살이가 꽤나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다. 텐트 외부에서 보이는 피켓에는, 이들이 지나온 투쟁의 목표를 보여준다. 대학강사의 교원 지위 회복이다. 2007년부터 시작한 투쟁의 성과 끝에 2011년 통과된 시간강사법은 몇 차례나 시행을 미루었고, 금방 끝날 줄 알았던 길 위의 투쟁도 이어져야 했다. 두 부부는 힘겨웠던 투쟁사를 마치 강의를 하듯 논리정연한 어조로 요약한다. 조직을 키운다거나 다른 강사들과 연대를 하는 것에는 회의적이지만, 그들의 싸움이 고독하지 않은 이유는 연대하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이다. 학부생들은 대학의 민낯을 후배들에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텐트라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며 농성 철수를 말리고, 벌금 모금에도 마다치 않는다.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열풍이 불었고, 대학원생들은 노동착취에 대응하는 단체를 만들었다. 김영곤 선생은 학생들에게 강사법의 미래에 대한 기대를 걸며, 자신들이 자리하고 있는 그 ‘텐트’가 그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쳤으리라 믿는다. ‘텐트’의 의미는 영화의 말미에 김동애 선생의 말로서 좀 더 명확해진다. ‘옳지 않은 것을 아니라고’ 말하며 ‘자기 자리를 지키’면서
‘저항하는’ 공간인 것이다.
투쟁은 삶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김동애 선생이 지난 투쟁을 설명하며 유지하던 일관되고 논리정연한 어조는, 사적 영역의 삶을 이야기하면서 흔들린다. 허탈하게 웃고, 목이 멘다. 대쪽같이 흔들림 없던 목소리가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 개인이 숨겨왔을 상처와 고통은 더욱 크게 나타난다.
1977년 박정희 정권은 교육법을 개정하며 대학강사의 교원 지위를 빼앗는다. 저항 지식인을 제도권 밖으로 내몰기 위함이었다. 강사에게는 수업할 의무만 있을 뿐, 목소리를 내는 권리는 사라진다. 강사인 스승과 학생인 제자의 관계는 강의실 안에서만 유효했다. 지난 십여 년간 한 자리를 지키며, 사회에 목소리를 내고 학생들의 지지를 받았던 텐트의 의미는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영화는 텐트를 철거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길 위에 더 이상 텐트는 없지만, 그 흔적은 남아 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은 시간강사법 투쟁에 있어 지금의 마무리가 또 다른 시작이 될 것을 암시하듯, 카메라는 텐트가 있던 자리에서 새로운 싹이 돋아나는 화분을 응시한다.

다큐멘터리 감독
소람

 

감독소개

김라
<우리는 걸어가는 그림자>: 실험영화, HD, Color, 10’, 2016 상영, 연출, 촬영, 편집, 제작, 미디어아트워크 29.97에서 상영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단편다큐멘터리, HD, B&W Color, 17’25”, 2016, 연출, 촬영, 편집, 제작, 부산독립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우리는 걸어가는 그림자>: 실험영화, 2016, 10', 미디어아트워크 29.97에서 상영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 다큐멘터리, 2016, 17.26' - 제18회 부산독립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제작진
제작     김라 
촬영     김라 
편집     김라 
상영이력
없음
배급정보
김라 | maque@ma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