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28(목) ~ 06.03(수)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인디다큐페스티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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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신작전      

해일 앞에서

감독
전성연
작품정보
2019 | 84min 28sec | 컬러 | DCP | 영어자막

 

시놉시스

지지할 정당이 없다면 여성주의 정당을 만들면 되고, 집회에 성희롱이 넘쳐난다면 우리만의 광장을 만들면 된다! 그렇게 패기 있게 등장한 페미당당. 외부에서 끊임없이 밀려오는 연대 요청이 점점 버거워진다. 그렇다면 우리끼리 재미있는 프로젝트만 해보는 건 어때? 하지만 계속해서 이어지는 페미당당 구성원들 각자의 삶과 고민이 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룹 내에서는 다툼이 벌어진다.

 

연출의도

페미니즘은 내게 큰 부분이 되어갔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질문 하나가 있었다. 그 무엇도 아닌 ‘나’로서 존재하기 위해, 더욱더 ‘여성’으로서 처해있는 동일한 상황을 증명해내야 하는 현실에 대해. 하지만 그 여성들의 수만큼, 꼭 그만큼 우리는 달랐다. ‘나’라는 개인이 사라지지 않으면서 이렇게도 다른 우리가 함께일 수 있을까? 여전히 그 답과 방법은 찾지 못했다. 다만 친구의 아픔에 자주 울고, 밤늦게 집을 박차고 달려 나갈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나와 다른 것에 조금 덜 화가 나고, 조금 더 버틸 수 있는 차분함이 생겼다.

 

프로그램노트

“내가 죽을 수도 있었다”
2016년 5월 17일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 이후 지속한 여성들의 검은 시위는 새로운 페미니즘 물결을 만들어낸 파장이었다. 영화는 이후 역동적인 시간을 마주하는 한 젊은 페미니스트 그룹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영화는 거대한 움직임 앞에서 비록 나약할지언정 (vulnerable) 두려움 없이 (fearless) 몸을 맡기는 이들이 파도를 타고 해일이 되어가는 과정을 담는 한편, 운동에 매몰되지 않고 자신으로 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 또한 담담하게 보여 준다. 같은 해 겨울 박근혜 퇴진 시위가 한창이던 광장, 이들은 ‘페미존’에서 여성혐오의 언어에 저항하기 위한 발화를 이어간다. 누군가의 부엌을 배경으로 옹기종기 모여앉아 울고 웃으며 수다를 떨듯, 이들은 여성의 목소리로 새로운 정치 세력화를 도모하며 ‘페미당당’의 창당을 선언하기도 하고 스스로 문화운동 단체로서 정체화하기도 한다.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즐거운 시간 안에서 창조되는 정치 문화 행동으로서 페미당당의 서사가 시작됨과 함께 구성원의 개인 서사도 하나씩 펼쳐진다. 영화는 그들이 삶에서 제각기 다르게 경험하고 인식하는 페미니즘을 보여주면서 페미니즘을 향한 다각적인 접근과 이해의 가능성을 제안한다.
“페미가 당당해야 나라가 산다.”
서울퀴어문화축제 트럭 위에서 춤추며 대중을 이끄는 화려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 뒤에는 페미당당 활동에 대한 개개인의 반성과 회의가 있다. 페미니즘 내 계급주의에 대한 성찰부터 직장 등 ‘현실’ 세계에서의 고립, 기존 여성단체들과의 괴리, 기대와 다른 결과, 재정과 미디어를 다루는 어려움 등 활동이 지속하면서 맞닥뜨리는 실제적인 문제들은 시작 당시 대부분 예술가 혹은 학생이었던 이들이 활동가라는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된다. 정부가 여성의 몸을 통제하는 것에 저항하고 ‘이분법으로 설명될 수 없는 다양한 여성들의 삶’을 지지하기 위해 낙태죄 폐지를 외치지만 그룹에서 소수인 이성애자 구성원은 이성애 권력 구조라는 틀 안에서 본인의 연애가 평가되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 ‘트렌스젠더는 페미니즘의 당사자가 아니’라는 말에 그렇다면 레즈비언은 낙태죄 폐지에 연대해야 하는가에 대한 한 퀴어 구성원의 자조적인 물음은 저항 공동체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동지-적, 내부-외부의 이분법적 수사가 페미니스트 실천과 충돌하면서 생긴 간극을 보여준다.
“우리의 몸은 불법이 아니다.”
125명의 여성이 동시에 임신 중지 약물 미프진을 먹는 퍼포먼스를 준비하며 이들은 비록 안전하지 않더라도 ‘할 수 있기 때문에 하는’ 운동을 선택한다. 하지만 이런 급진적 행동을 만들어가며 생긴 갈등 상황에서 구성원 중 누군가는 감정과 돌봄 노동을 떠맡게 되는 한편 그룹이 사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도 감지된다. 같은 학교 출신 친구들이 ‘살아남기 위해’ 시작했던 친목 공동체가 표류의 조짐을 보일 때, 이들은 다시 부엌에 모여앉는다. 어느새 그룹에서 배제되거나 판단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가장 큰 스트레스가 되어버렸고 서로에게 잘 보이려 탈코르셋과 꾸밈노동 사이에서 한 번 더 고민하게 되었다. 이런 죄책감과 압박감은 어디에서 온 걸까? 함께 해방을 도모했던 노력의 이면에는 개개인을 고립시키는 고민이 있었고 거침없이 해일이 되었던 ‘우리’는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각기 다른 연안에 도착해 있다. 이들은 분명 나약하지만 이를 인정하고 잠시 멈출 수 있는 용기는 견고하다. 낙태죄 제정 66년만인 지난 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이 있었다. 페미당당은 그 자리에 있었으나 그곳에 있던 다른 여성들 사이로, 그 기쁨과 환희 속으로 스며들었다. 반짝이는 물방울처럼 아름답다.

인디다큐페스티발2020 프로그래머
김성은

 

감독소개

전성연
홈리스 자활잡지 ‘빅이슈’ 판매원의 삶을 다룬 <아저씨>, 감독이 채식을 시작하며 다시금 바라보게 된 가족 이야기 <이 시대의 사랑>을 연출한 바 있다. <해일 앞에서>는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삶에서 마주하여 고민하는 관계들을 주제로 다큐멘터리 작업을 해오고 있다.
2017 <빨간 벽돌> 조연출
- 전주국제영화제, 인디포럼, 인디다큐페스티발 상영

2017 서울인권영화제 트레일러 공동연출

2016 인디다큐페스티발 트레일러 연출

2015 <이 시대의 사랑> 연출
- 서울독립영화제, 인천여성영화제, 제주여성영화제, 인디다큐페스티발 상영

2014 <아저씨> 연출
- 미쟝센단편영화제, 인디다큐페스티발 상영
-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 공모전, 2013, 우수상
- 부천시민영상축제, 2013, 최우수작품상/관객상
제작진
제작     전성연 
촬영     전성연  오천석  남순아 
편집     전성연 
상영이력
2019 서울국제여성영화제
2019 대구여성영화제
2019 광주여성영화제
배급정보
전성연 | ddungyeon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