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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다큐페스티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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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신작전      

일하는 여자들

감독
김한별
작품정보
2019 | 20min 41sec | 컬러 | DCP | 한글자막

 

시놉시스

여성 비율 94.6%. 방송계 대표적인 비정규 직군인 방송작가들은 20년 넘도록 변하지 않는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버티다 노조를 만들기로 했다. 모름지기 노조란 머리띠에 조끼 입은 아저씨들이 하는 것 아니냐며 취재 아이템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이번 생에 노조는 처음이라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각자의 삶에 지치고 매번 닥치는 부당한 일들에 또 한 번 얻어맞는다.

 

연출의도

어느 순간 방송이 이야기하는 정의와 내가 일하고 있는 방송 제작 현장에서의 정의가 너무 다르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부분 여성인 방송작가들은 방송 제작 현장에서도 마치 한 집 안에서의 엄마처럼, 장녀처럼 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대 방송에서는 다뤄지지 않을 이 이야기를 어떻게든 영상으로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프로그램노트

<일하는 여자들>은 2017년 11월 11일 출범한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방송작가유니온’의 이야기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이자 대부분 여성으로 이루어진 방송작가들의 투쟁은 2000년대 후반 집중적으로 터져 나온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과 여러모로 겹쳐진다. 대규모 공장의 정규직 남성 노동자 중심 노동운동에서 빗겨나 있던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한국 노동운동의 전면에 다시 등장한 순간이었다. ‘일하는 여자들’이 처한 일터와 가정에서의 이중 억압에 주목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은 당시의 투쟁과 그 투쟁 현장을 담은 여성 감독들의 다큐멘터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특히 <일하는 여자들>을 통해 환기되는 다큐멘터리는 2007년 홈에버 여성 노동자들의 510일간의 파업을 다룬 김미례 감독의 <외박>(2009)이다. <외박>은 투쟁하는 여성 노동자들이 일터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싸워야 하는 상황에 주목했다. 1박 2일에 걸친 첫 매장 점거 농성 현장에서 그녀들은 투쟁의 고단함을 토로하고 의지를 다지는 것을 넘어서 가사와 육아라는 가정 내 노동에서의 해방감을 즐겁게 공유한다. 이름 없는 계산원, 그리고 엄마와 아내로 불리는 것을 멈추고 당당히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잊었던 꿈을 되짚는 그녀들에게서 새로운 연대가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본다. 하지만 투쟁하는 여성 노동자들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차별적이다. 남성 노동자들이 파업할 때 도시락도 챙겨주고 현장에서 밥도 하며 지원하는 게 당연한 여성들은 자신들이 투쟁하는 노동자의 입장이 되면 오히려 남편에 의해 집으로 끌려간다.
<일하는 여자들>에서는 이를 ‘방송작가유니온’의 초대 지부장인 이미지 작가를 통해 강조한다. 힘든 상황에서도 1년이 넘는 기간 노조를 잘 이끌며 여러 성과가 공유되던 중이지만, 바로 그 순간 한 아이를 둔 엄마와 아내로서 그녀가 감당해야 했던 고통이 터져 나온다. 그녀에겐 어김없이 자식과 가정에 더 신경을 쓰길 바라는 남편의 압력이 있다. 하지만 그보다 그녀 자신을 더 힘들게 하는 건 아이에 대한 미안함이다. 그리고 이 점이 대놓고 가정으로 돌아오라 말하는 남편의 투박한 불만보다 가부장제의 비가시적인 억압의 형태를 더 잘 드러낸다. 아내의 탓으로 쉽게 책임을 전가하는 남편과 달리, 아이를 돌보지 못하는 죄책감을 온전히 느끼는 그녀는 여성으로서 자신이 내면화해온 사회의 시선의 피해자다.
<일하는 여자들>에서 주요 내레이터로 등장하는 ‘방송작가유니온’ 활동가이자 2년 차 방송작가인 박지혜 작가와 이미지 지부장 간의 관계는 이 영화를 기존의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를 다룬 다큐멘터리들의 문제의식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게 만든다. 이미지 지부장은 박지혜 작가가 존경하는 “정말 전지전능하고 정말 유능해 보이는” 직장 선배다. 그런 그녀 또한 가부장제의 억압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존재이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이에 대해 “함께 고민을 나누고 변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여성 직장 선배이기도 하다. 이러한 관계는 이전 다큐멘터리들에서는 보기 힘든 것이었다. 현실 정치적인 문제로 쉽게 긍정적인 결론에 도달하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다큐멘터리가 담아낸 둘의 관계에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기대하게 된다.

인디다큐페스티발2020 프로그래머
김선명

 

감독소개

김한별
글 쓰는 방송 노동자.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콘텐츠를 위해 열심히 배우고 쓰고 있습니다.
없음
제작진
제작     김한별 
촬영     김한별  박지혜 
편집     김한별 
상영이력
없음
배급정보
김한별 | hbkim102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