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28(목) ~ 06.03(수)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인디다큐페스티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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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의 초점      

당신의 사월

감독
주현숙
작품정보
2019 | 86min | 컬러 | DCP | 한글자막

 

시놉시스

세월호 참사 이후 5년의 시간은 우리에게 어떤 시간이었을까.
주인공들은 5년 전 그날을 또렷하게 떠올리며 그날 이후 흉터처럼 남아있던 지난 시간을 꺼내 놓는다.
어쩌면 우리는 세월호의 트라우마를 마주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쓸 수 있을지 모른다.

 

연출의도

슬픔에는 무게가 없겠구나 생각되는 순간들이 있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 종종 서로가 준비 안 된 눈물을 보일 때가 있다. 참사의 목격자도 당사자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질문으로 영화는 시작됐다.
영화가 다루고 있는 5년의 시간 동안 슬픔을 말할 수 없었던 목격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슬픔의 덩어리를 가지고 있었다. 덩어리를 시간의 축으로 나누고 기억의 장면으로 재구성해 5년을 들여다본다. 화자는 당혹, 죄책감, 분노, 무기력 그리고 설명할 수 있는 언어가 없는 시간에 관해 이야기한다. 슬픔을 이야기하면서 목격자는 당사자이자 생존자가 된다. 외롭게 각자 그날 이후를 버텨낸 사람들의 공감이 주는 위로의 힘을 감지하길 바란다.

 

프로그램노트

연대, 이 단어에는 ‘한 덩어리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라는 뜻이 있다. 대개 연대는 함께 무언가를 하고 또 함께 책임을 진다는 의미로서 동작이나 행위에 부착되는 경우가 많지만, 한편으론 이미 주어진 조건을 이르는 말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실 우리가 서로 연결된 한 덩어리의 존재들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들은 그리 드물지 않게 찾아온다. 그런데 세상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 연결을 툭툭 끊어 보이지 않게 만든다. 그래서 우리는 각자 외로워지고 때로는 각자 홀가분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한국 사회에서 많은 일을 겪으며 지금까지 살아온 우리는, 너를 말하기 위해서는 나를 말해야 하고 또 나를 말하기 위해서는 너를 말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를 지켜야만 나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체득해왔던 것 같다. 세월호 참사 이후 5년이 지난 시점(이제는 6년이 지난 시점)에서, <당신의 사월>은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을 모아 담으며 바로 그러한 연결됨의 의미를 찾는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5명의 인터뷰이는 일반적인 의미에서 세월호 참사의 당사자는 아니다. 그들은 텔레비전에서, 인근 해역에서, 지인의 연락을 통해서 소식을 들었고 먼발치에서 경과를 지켜보았던 목격자, ‘평범한 시민’이다. 영화는 각자가 삶을 지속하는 일상의 공간에서 이들을 담는다. 기록관리학을 공부하는 학생, 중학교 교사, 카페 주인, 인근 해역의 어민, 인권 활동가, 직업도 나이도 말투도 다양한 이들은 카메라 앞에서 참사 당일과 그 이후의 기억을 꺼내놓는다. 개별인터뷰라는 흔한 형식 속에서도, 거대한 사건이 개인의 삶에 미친 파장과 마음에 낸 물결은 생생하게 떠오른다. 이들은 머뭇거리고 울먹이며, 끝내는 온 힘을 다해 솔직하다. 때로는 침묵하기도 했고 조금씩 멀어지기도 했지만, 이들은 일상 속에서 아주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마주침을 자기 삶의 동력으로 끌어안은 사람들이다. 그렇게 당사자와 목격자 간의 분리를 넘어 이것을 연결된 일로, 나의 일로 만드는 끈질긴 삶의 작업에 영화도 동참한다.
2014년 이후 시간의 흐름을 따라 이야기가 이어지고 또 그렇게 편집되었기에, 이 영화 또한 얼마간 익숙한 세상의 서사에 겹쳐진다. 길을 막는 적대적인 세력이 있었고, 그러다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었으며, 선체가 인양되고, 박근혜가 파면되는 일련의 과정으로 짜인 그런 서사. 그러나 영화가 주목하려는 건 그런 서사 자체가 아니다. 여기선 그 풍경 속에 움직이는 사람들과 그들 사이에서 생성되는 새로운 관계가 훨씬 중요하다. 유가족을 대상화된 유가족의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다름 아닌 사회적 관계의 회복임을 영화는 보여준다. 그렇게 사람들 사이에 만들어지고 또 그 주변 이들에게로 퍼져가는 관계망은 서사의 종결에 저항하며 긴 일상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된다. 그 일상이 우리 속에서 이어질 것이기에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이 영화는 그렇게 말하고 있다. 영화 말미에 등장하는 거리 곳곳의 노란 리본들은 우리가 이미 함께인 존재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게 해주는 환한 불빛처럼 보인다.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
손시내

 

감독소개

주현숙
1972년 출생.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다큐멘터리를 전공했다. <계속된다-미등록이주노동자 기록되다>(2004), <죽거나 혹은 떠나거나>(2004), <멋진 그녀들>(2007), <가난뱅이의 역습>(2013), <족장, 발 디딜 곳>(2014), <빨간 벽돌>(2017) 등을 연출했다. 2004년에 연출한 장편 <계속된다-미등록이주노동자 기록되다>로 제30회 서울독립영화제 독불장군상을 받았다.
2017 <공동의 기억: 트라우마 - 이름에게>(We Remember: Trauma - Name)
2017 <빨간 벽돌>(Red Brick)
2014 <족장, 발 디딜 곳>(The Place)
2013 <가난뱅이의 역습>(Counterattack)
2007 <멋진 그녀들>(She Is)
2004 <계속된다-미등록이주노동자 기록되다>(It Goes On - The Undocumented Is Documented)
제작진
제작     김일권 
촬영     김구영 
편집     김형남 
조연출     이하경 
사운드 디자인     표용수 
음악     이민휘 
상영이력
2019 부산국제영화제
2019 인천인권영화제
2019 서울독립영화제
배급정보
시네마달 | june@cinemad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