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28(목) ~ 06.03(수)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인디다큐페스티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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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의 초점      

나의 정원

감독
원태웅
작품정보
2019 | 72min 20sec | 컬러 | DCP | MOV | 영어자막

 

시놉시스

셔터가 반쯤 닫힌 가게 안에 한 남자가 있다. 손님도 찾아오지 않는 이 공간에는 ‘보성타일 인테리어’라고 적힌 간판과는 다르게 캔버스와 미술도구, 그리다 만 그림들이 놓여 있다. 남자는 매일 아침부터 해 질 무렵까지 이곳에 머물며 캔버스에 붓질을 하거나 흔들의자에 몸을 기대 하루를 보낸다. 이렇게 반복되는 일과는 그의 삶을 지탱하는 일부분이 되기도 하고, 셔터 밖의 세상과 그를 단절하게도 만든다. 여름에서 가을로, 겨울에서 봄으로 흘러가는 세상의 계절과 다르게 그의 시간은 알 수 없는 곳을 떠다닌다. 영화는 의심과 다짐이 교차하는 그의 시간을 이 작은 공간 한켠에서 찬찬히 지켜본다.

 

연출의도

넓게 보았을 때 예술가의 삶은 일반인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생산적인 활동의 결과물을 재화의 가치 유무로 따지기 시작하면서 이들을 다르게 보았을 뿐이다. 연출자는 예술가를 특별한 존재로 바라보지 않는다. 따라서 인물이 예술가인 것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는 한 개인의 삶을 차근차근 들여다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접근방식은 예술가의 진술을 토대로 작가/작품론을 다루는 것과 달리, 엇비슷하게 반복되는 일상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을 큰 줄기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서 보편적인 삶 속에서 어떻게 예술이 자리하고 있는지, 과연 예술가의 삶이 특별한 것인지 질문을 던진다.

 

프로그램노트

<나의 정원>은 이재헌 작가가 자신의 개인전 《밤의 진공》(2018)을 준비하는 과정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특히 인상적인 건 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감독이 이재헌 작가의 ‘작업’과 ‘일상’을 억지로 구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감독의 이런 의도는 초반부의 연출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감독은 영화가 시작한 뒤 15분 동안 이재헌 작가가 ‘작가’라는 정보를 전혀 제공하지 않는다. 그는 가족들과 텃밭을 가꾸고 아이와 놀아주며 마트에서 장을 보고 밥을 먹고 요리를 한다. 어떤 장면에서는 잠시나마 아이가 주인공처럼 등장하기도 한다. 그리고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준 이재헌 작가가 작은 작업실에 들어가는 순간, 관객은 지금까지 본 사람의 직업이 화가란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후 영화의 분위기나 화법이 급격히 바뀌는 건 아니다. 감독은 지금까지 이재헌 작가의 일상을 보여준 것과 같은 방식으로 그가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 사이에 작업실에 연탄난로를 설치하는 장면, 고구마를 먹는 장면 등을 보여줌으로써 그의 ‘작업’과 ‘비작업’을 여전히 나란히 배치한다. 이를 통해 <나의 정원>은 이재헌 작가가 그린 그림을 삶과 유리된, 어떤 예외적인 특별한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의 일상을 구성하는 평범한 요소로 바라본다. 단적으로 말해 이재헌 작가가 부엌에서 마늘을 자르는 행위와 캔버스에 물감을 칠하는 행위는 적어도 스크린 상에서 크게 다른 것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이것이 <나의 정원>이 한 예술가의 작업을 대하는 태도다.
두 번째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영화에 문득 등장한 꿈과 같은 비현실적 장면이다. 영화는 이재헌 작가가 테이블 위에서 잠시 쪽잠을 청하는 모습을 보여준 뒤 갑자기 바다와 숲, 산과 들판의 풍경을 보여준다. 눈 내린 풍경이 등장하는 걸로 보아 시간적 연속성도 맞지 않고, 몇몇 공간은 한국이 아닌 곳으로 보이기도 한다. 심지어 인위적인 조명을 사용해 작품의 전반적인 느낌과 맞지 않는 이질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사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이 장면은, 그렇기에 다양한 관점의 해석과 질문을 유도한다. 일단 일차적으로는 이 이상한 장면을 정말 이재헌 작가가 꾼 꿈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그 사실 여부는 (당연히) 확인할 수 없다. 대신 이재헌 작가가 잠시 잠든 틈을 타서 감독이 수동적인 관찰자의 역할을 벗어나 그의 (무)의식 속을 과감하게 상상하는 능동적 역할을 수행한 거라 가정해보고 싶다. 이때 감독이 만들어낸 꿈의 이미지가 실제 이재헌 작가의 (무)의식과 얼마나 가깝게 다가갔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이 장면에는 작가의 작업 과정을 단순히 기록하는 것을 넘어, 그 기록을 바탕으로 그 작가가 만들어낸 세계를 이해하고 다시 재구성하려는 그 자체로 값진 시도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나의 정원>은 이재헌 작가의 작업에 관한 뛰어난 비평 역할까지 수행한다. 이는 예술가의 삶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가 추구할 수 있는 가장 값진 목표 중 하나일 것이다.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김보년

 

감독소개

원태웅
1981년 서울 출생.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졸업.
가족과 사라져가는 공간에 대한 단상으로 이뤄진 두 편의 장편 다큐멘터리와 화가의 일상을 다룬 장편 다큐멘터리 <나의 정원>(2019)을 제작했다. 현재는 평범한 것들에 관심을 갖고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장 보러 가는 날(2012)
- 2012 인디다큐페스티발 – 국내신작전
- 2012 전주국제영화제 – 한국경쟁
- 2012 인디포럼 – 신작전
- 2012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 한국경쟁

아들의 시간(2014)
- 2014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 국제경쟁 / 심사위원특별상
- 2014 Festival Film Dokumenter
- 2015 인디다큐페스티발 – 국내신작전
- 2015 CinemAvvenire Film Festival

나의 정원(2019)
- 2019 무주산골영화제 - ‘창’섹션
- 2019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 한국구애전
- 2019 전북독립영화제 - 국내장편경쟁
- 2019 콜카타국제영화제 - Short & Documentary
- 2019 서울독립영화제 – 장편경쟁
- 2020 실크로드영화제 – Documentaries
제작진
제작     원태웅 
촬영     원태웅 
편집     원태웅 
프로듀서     이수유 
상영이력
2019 무주산골영화제 '창'섹션
2019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한국구애전
2019 전북독립영화제 국내경쟁-장편
2019 콜카타국제영화제(인도) Short & Documentary
2019 서울독립영화제 장편경쟁
2020 실크로드영화제(아일랜드) Documentaries
배급정보
시네마달 | lim@cinemad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