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28(목) ~ 06.03(수)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인디다큐페스티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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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의 초점      

깃발, 창공, 파티

감독
장윤미
작품정보
2019 | 159min 34sec | 컬러 | DCP | 한글자막

 

시놉시스

“KEC, 임단협 8년 연속 평화적 무파업 타결” 기사에 가려진 이야기.

 

연출의도

KEC지회의 입장, 민주노조의 입장, 노동자의 입장.

 

프로그램노트

KEC지회의 1년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로서, <깃발, 창공, 파티>는 민주노조를 파괴하는 자본의 힘에 맞서 자신들의 권리와 공동체를 지키려는 조합원들의 모습을 담은 영화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2시간 40분이 넘는 상영 시간 동안, 적어도 사측과 대치하는 맥락에서라면 과격한 몸싸움이나 절규, 위험한 농성 방식을 선택하는 결단이나 거기서 비롯되는 비감 같은 것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영화에 흐르는 건 그와 같은 가시적이고 처절한 싸움 후에 끝나지 않고 계속되는 투쟁의 시간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인 KEC지회는 2010년을 기점으로 극심해진 사측의 노조탄압에 격렬히 맞서 싸웠지만, 파업과 직장폐쇄 이후 회사가 새 노조를 설립하면서 교섭 대표 노조의 지위를 잃고 소수노조가 됐다. 30년 만에 처음으로 선출된 여성 지회장을 포함해 대다수의 여성 조합원으로 이루어진 지도부가 지회를 이끄는 2018년, 그들은 그간 참여하지 않았던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임단협)에 참여하기로 한다. 영화가 기록하는 건 바로 이 1년의 과정이다.
영화는 첫머리와 말미의 두 자막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우리가 곧장 보게 되는 건 요약되지도 압축되지도 않는 지회의 일상이다. 여기엔 토론과 회의, 집회 참석, 잡담과 웃음, 생일축하와 산책 같은 것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반복되는 회의라는 활동은 단연 지회의 일상적 운동을 지탱하는 동력이다. 조합원들은 매일의 노동을 마친 후에, 따로 시간을 내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모여 회의하고 토론한다. 협상안을 작성하며 투쟁의 전략을 짜고 함께 공부하는 이 시간은 조합원들이 선택의 근거를 마련하고 실행을 결정하는 공동의 과정으로서 활동의 중심이다. 여기서 오가는 말은 생생하다. 각자의 경험과 솔직한 생각을 이야기하고 타인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일은 그 자체로 자본의 논리에 대항하는 연대의 방법에 닿아있다. 복수노조 체계를 이용해서, 등급과 성별의 분리를 통해서 노동자들을 갈라놓고 차별을 심어두는 것이 저들의 방식이라면, 여기 이 즐겁고 역동적인 노동자들은 매일 서로를 만나고 함께함으로써 싸움의 기초를 다진다. 이들의 연대는 다양한 노조 깃발과 조끼가 가득한 집회 현장으로, 구미역 앞에 마련된 故김용균의 분향소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쉼 없이 노동하고 놀고 투쟁하며 달려온 1년, 지회는 사측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잠정 합의안을 전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시키는 성과를 거둔다. 그러나 곧 화면이 전환되고, 교섭 대표 노조와 사측이 투표 결과를 따르지 않고 합의안을 체결했다는 자막이 뜬다. 그다음에 이어지는 건 놀랍게도 회의 장면이다. 실제 싸움의 대상은 어용노조가 아니라 복수노조 체계, 너희들끼리 싸우라고 말하는 회사임을 확실히 하고 다음 전략을 세우며 결의를 다지는 현장이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변함없이 싸우리라는 덤덤한 예감이 흐른다. 이윽고 문을 열고 나가는 사람들이 조금은 들뜬 목소리로 말한다. “눈이 많이 오네.” 이들이 왜 싸움을 그만두지 않는지, 지나온 시간이 남긴 흔적은 무엇인지 영화는 묻지 않는다. 때로 기뻐하고 때로 울컥하는 다정한 얼굴들에 눈을 돌릴 뿐이다. 그때 보이는 찰나의 표정,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가는 얼굴에는 쉽사리 표현하기 어려운 어떤 경이로움이 있다. 그리고 여기에 <깃발, 창공, 파티>가 포착하고 싶어 하는 빛이 있다.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
손시내

 

감독소개

장윤미
1984년생. 대구에서 태어났다.
연출/촬영/편집

<군대에 가고 싶지 않은 마음>, 다큐멘터리, 88분, 2012
제13회 인디다큐페스티발
제18회 광주인권영화제
제9회 인천여성영화제

<어머니가방에들어가신다>, 다큐멘터리, 39분, 2014
제15회 인디다큐페스티발
제20회 인디포럼
제8회 서울노인영화제

<늙은 연꽃>, 다큐멘터리, 30분, 2016
제16회 인디다큐페스티발
제21회 인디포럼

<콘크리트의 불안>, 다큐멘터리, 36분, 2017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제18회 대구단편영화제
제9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제43회 서울독립영화제
제18회 인디다큐페스티발

<공사의 희로애락>, 다큐멘터리, 89분, 2018
제10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최우수한국다큐멘터리상)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 (심사위원특별언급)
제23회 인디포럼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
제19회 인디다큐페스티발
제16회 EBS 국제다큐영화제
제작진
제작     장윤미 
촬영     장윤미 
편집     장윤미 
출연     이종희  이미옥  황미진  배태선  KEC지회 
상영이력
2019 부산국제영화제
배급정보
장윤미 | ymj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