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28(목) ~ 06.03(수) 롯데시네마 홍대입구

인디다큐페스티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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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회 기념 특별전      

2분 40초

감독
카이두
작품정보
1975 | 10min 17sec | 흑백 | DCP | 자막없음

 

시놉시스

남북으로 분단된 한국의 이미지들과 통일을 염원하는 국민들의 모습을 실험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

 

프로그램노트

제목 ‘2분 40초’는 종소리 여운의 지속 시간을 의미한다고 전해진다. 영화 속에 종소리의 여운이 담겨 있긴 하나, 어림잡아도 2분 40초 동안 지속한다고 보긴 어렵고, 종이 울리는 장면이 몇 차례 등장하므로 종소리 여운의 범위를 한정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실제 영화의 지속 시간과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2분 40초의 실제 의미를 확인할 길은 현재로서는 요원해 보인다. 다만 제목이 지칭하는 시간과 영화의 지속 시간 사이의 차이에서 오는 효과는 짐작해볼 수 있다. 2분 40초라는 시간은 관객에게 영화의 실제 지속시간과 대결하는 심리적 지속 시간으로 작용하며 그 의미를 곱씹게 한다.
난해한 형식주의 실험영화와는 달리, 한옥희 감독의 <2분 40초>는 대중적이라고 할 정도로 친숙한 이미지를 통해 주제를 분명하게 표현한다. 한국의 분단 상황과 통일에의 염원은 몇 개의 이미지만으로 간명하게 읽힌다. 한국 전통 악기로 구성된 서정적인 음악 위에 기이한 사운드가 끼어들어 불협화음을 만들면서 평화로운 풍경과는 다른 이미지가 점차 드러난다. 돌을 단련하는 노동 현장은 공동묘지에 줄지어 놓인 비석의 이미지로, 용맹함을 강조한 장군의 동상은 신체가 포박된 채 고통받는 인물의 동상으로, 허들 경기 장면은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는 철도중단지점의 문구와 만나며 충돌을 그린다. 그러나 주제에 포섭되지 않는 다른 이미지들 역시 존재한다. 그것은 ‘조각하다’라는 동사의 이미지들로, 특히 초반 시퀀스는 종교 조각품의 제작과정과 제작 이후의 효용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영상처럼 느껴진다. 분단과 치유라는 넓은 주제 사이로 무언가 만들어지는 형상을 보는 시각적인 유희가 공존한다.
이러한 방식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그동안 전쟁을 둘러싼 이야기들이 소비되어 온 방식 때문이다. 전쟁은 주로 남성 작가들에 의해, 트라우마를 동반한 죄의식으로 묘사되며 전쟁에 직접 참여한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을 갈라왔다. 사운드와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채집하여 연결하는 한옥희의 방식은 풍경과 사물에 권한을 위임하며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소리를 들으려 한다. 온갖 사물과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소란은 그 자체로 전쟁 이후의 혼란함과 소요를 반영한 운동이자, 전쟁과는 상관없다고 생각해온 것을 맥락 속에 끌어들임으로써 전형을 타파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다.
영화에는 인상적이고 이질적인 두 개의 숏이 있다. 하나는 푸티지 영상의 연속 속에 개입하는 픽션의 이미지이고, 다른 하나는 패닝 숏의 삽입이다. 창호지로 바른 문을 뚫는 손, 누군가의 벌린 입과 동굴 이미지 등의 연속으로 표현된 픽션 이미지는 공포영화의 클리셰를 연상시킨다. 이를 매끄러운 물질 뒤에 가려진 보이지 않는 것을 향한 대안적인 이미지로 읽어보는 것도 가능하다. 산수를 훑는 패닝숏은 분단된 한국의 상황과 맞물려 의미망을 형성한다. 분단으로 인해 중지된 것을 흐르게 하려는 염원을 담은 작품 속에서 패닝숏은 끊어진 것을 연결하려는 카메라의 강력한 염원이자 의지가 된다. 물론 그와 동시에 그것이 카메라로 할 수 있는 유희의 흔적이라는 것 역시 빼놓아선 안 된다.

영화평론가
김소희

 

감독소개

카이두
한옥희는 1970년대 초반 한국소형영화동호회와 영상연구회 활동을 거친 후 여성 실험영화 집단인 ‘카이두 클럽’을 결성했다. ‘카이두 클럽’은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로 구성되었으며, 회장이었던 한옥희 외에 김점선, 이정희, 한순애, 정묘숙, 왕규원 등이 주축멤버로 활동했다. 카이두 클럽은 실험영화라는 타이틀을 내건 최초의 영화집단으로 영화제작을 비롯하여 2회에 걸쳐 실험영화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70년대 후반까지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이후 독일로 건너가 10여 년간 유학 후 돌아온 한옥희는 1993년 대전 엑스포 정부관 영상감독으로 70mm 작품 <달리는 한국인> 제작하고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 회장 등을 역임했다. 2012년에는 여성영화임모임에서 주최하는 제13회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공로상을 받았다.
제작진
제작      
촬영      
편집        
연출     한옥희 
상영이력
1975 한국청소년영화제 우수상
배급정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ACC 시네마테크 | jhkim@ac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