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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점거

감독
젤리
작품정보
2016 | 104min 4sec | 컬러 | HD CAM | 자막없음
태그
#연대 # 젠트리피케이션

 

시놉시스

두리반은 2009년 12월 24일 철거된 다음날인 25일 밤, 세입자 부부가 펜스를 뚫고 들어가 농성을 시작한 홍대의 칼국수집이다. 두리반은 불법으로 점유한 철거농성장이라 전기가 끊겼다. 사람들은 전기가 끊긴 두리반에서 꼬박꼬박 밥을 지어먹고 텃밭에 채소를 심거나 음악공연을 꾸준히 여는 등 두런두런 삶을 나누며 자발적 상시 연대그룹인 ‘상근자’가 되어간다. 용역깡패의 침탈 위협은 공공연하게 계속되는 속에서 상근자들은 벼룩시장이나 라디오방송을 운영하기도 한다. 두리반은 철거민 부부와 상근자들의 삶의 거점이자, 더 나은 삶을 상상하고 만들어가기 위한 진지가 되어가는데..

 

연출의도

약 1년 반 동안의 점거농성 끝에 2011년 6월 승리를 일군 홍대지역의 두리반은 단일 가구 세입자 철거민이 합의의 실주체로서 생존권을 보장받는 수준의 배상을 시행사로부터 이끌어낸 놀라운 사례다. 이러한 합의를 가능하게 한 두리반투쟁의 문화시위적 측면은 많은 주목을 받았으며, 이후 다양한 성격의 문화시위를 양산해냈다. 하지만 두리반의 문화시위는 음악공연만으로 치환하기엔 부족하다. 음악의 역할 외에도 두리반 내에 자발적으로 형성된 상주 연대단위인 상근자그룹이 철거 당사자인 세입자 부부와 직접적인 관계를 맺으며 두리반에서 자기나름의 역할을 찾고 또다른 일상을 일군다. 그 과정은 음악 이상의 것들이다. 상근자그룹을 중심으로 수단을 넘어선 새로운 삶을 살아낸 점거의 모습을 그리고자 하였다.

 

프로그램노트

살면서 이런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인간으로서 자존심을 지킨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그것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그리고 나와 공동체는 무슨 관계가 있는 지, 나를 포함한 공동체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오래된 질문이지만 낯설어서 답을 구하기 쉽지 않다. 아니 우선 그 질문 앞에 서기 어렵다. 일상을 영위하는 일이 예전 보다 몇 배 어려워졌고 운 좋게 그런 질문 앞에 선다고 해도 진지해지면 창피해지는 주변 분위기에 어디 물어 볼 곳도 없다. 이 질문들은 사회변혁에 대한 실험이 일상에서 사라진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낯설다.
사랑고백 같은 아니 사랑고백이라고 고백하며 시작하는 <어떤 점거>를 보고 있으면 위의 질문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감독이 내린 답들을 곱씹게 된다. 영화는 “2009년 12월 25일 시작해 2011년 6월 8일 마무리 된 두리반 점거농성의 531일과 그 시간을 메운 수많은 사람들 ....” 로 시작된다. 스마트폰으로 찍어낸 농성장의 일상은 거칠고 어둡지만 그 만큼 친밀하다. 칼국수집의 주인은 안종녀와 유채림이지만 농성장의 주인은 농성을 함께 하는 ‘상근자’를 포함한 이곳을 찾는 모두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자본주의 사회가 만들어낸 모든 불편에 맞서 살아간다.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불편은 전기를 끊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농성장엔 햇빛발전기, 자가발전전구, 연탄, 뜨거운 물이 전기를 대신한다. 번개탄 네 개를 사용해도 연탄불이 붙지 않는다고 집착하는 유채림의 모습은 그에 대한 감독의 사랑만큼이나 길게 그려진다. 그리고 불편해진 상황을 버티는 것이 농성장의 일상임을 보여준다. 불편이 모여 피로를 만들고 결국에는 무기력으로 무엇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하지만 농성장에서는 다르다. 안종녀와 유채림 그리고 ‘상근자’들은 불편함을 다르게 소화한다. ‘상근자’들의 추운 잠자리는 뜨거운 물로 채운 패트병으로 해결하고 언제든 불쑥 염탐하러 들어오는 용역들의 일상적 위협이 만드는 긴장은 ‘상근자’들의 음악으로 해소한다. 안종녀는 늘어난 ‘상근자’들을 위해 국수를 더 삶으며 자기 순서를 선뜻 내어주고 ‘상근자’들은 자신들의 삶의 순간들을 나눈다. 그런 순간들이 모여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불편은 다른 경험으로 자리 잡게 된다. 그렇게 농성장은 자본의 질서 대신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는 공간과 시간이 된다.
싸우지 않으면 어떤 것도 얻을 수 없기에 투쟁하는 ‘상근자’들과 안종녀, 유채림은 일상을 새롭게 구성하며 풍요로워졌다. <어떤 점거>는 사회변혁의 실험이 어려운 시기에 개인이 어떻게 연대하고 싸울 수 있는 지,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이 자신의 삶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살아낼 수 있는 지에 대한 힌트를 준다.

인디다큐페스티발2017 프로그래머
주현숙

 

감독소개

젤리
두리반 투쟁은 스스로에게 놀라운 경험이었다. 전례 없는 승리를 만들어서만이 아니라, 두리반에 모여든 많은 사람들이 만든 운동의 양상 때문이었다. 두리반 투쟁 중에 ‘아랍의 봄’이 있었고 두리반 투쟁이 마무리되고 나서는 월가점거운동이 일었다.
어떤 공간/영역에 대한 인수를 통해 기존의 관계와 구조를 새롭게 바꾸고 새로운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점거운동의 언제나 일부이고 싶다. 지금은 먹을거리 점거운동을 하고 있다.
<어떤 점거>(2016)

 

제작진
제작     젤리 
촬영     젤리 
편집     젤리 

 

상영이력
프리미어

 

배급정보
젤리 | hansalim20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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