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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DOF 발견과 주목      

호스트 네이션

감독
이고운
작품정보
2016 | 90min | 컬러 | DCP | 한글자막
태그
#여성 # 노동 # 이주

 

시놉시스

다큐멘터리 <호스트 네이션>은 2년에 걸쳐 26세의 필리핀 여성, 마리아가 이주 연예인으로 일하게 되는 과정을 따라가며 한국의 독특한 성매매 산업인 미군 클럽으로 외국인 여성들이 수입되는 경로를 폭로한다. 그리고 한국과 필리핀에 걸쳐 있는 이 산업의 독특한 취업 과정과 수입 경로 속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수혜자들의 진짜 얼굴을 드러낸다. 마리아는 필리핀 빈민촌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외국에 취업해 빈민촌을 탈출하는 꿈이 있었다. 지역의 한 연예인 스카우트가 마닐라의 매니저에게 마리아를 소개했을 때, 마리아는 자신의 오랜 소망에 한 발짝 다가서게 된다. 매니저 욜리는 지난 20년 동안 이웃 아시아 국가들의 성 산업의 변화를 직접 목격했다. 현재 한국을 가난한 필리핀 여성 취업에 최고의 기회로 보고 있다.

 

연출의도

오래된 직업이 있다. 아무나 함부로 끼어 붙을 수 있는 직업은 아니지만 그다지 새로울 것도 없는 오래된 직업이다. 전에는 세계에서 가장 힘센 돈을 자루로 벌어들이던 애국자라고 하더라. 누구는 포주, 팸푸 라고도 불렀다. 그들이 말한다. 내 나라 내 땅에서 누구의 법을 따를 것인가? 이국 법이냐, 내 나라 법이냐?

오래된 여인들이 있다. 외로운 이방 군인들의 밤을 위안하는 그 여인들이다. 얼굴색이 달라졌고, 쓰는 말이 달라졌어도 하는 일은 별로 다를 것도 없다. 얼굴색만 달라진 오래된 여인들이 오래된 비법에 따라 클럽 마마, 파파의 주머니에 달러를 채워주는 일이다. 그 일은 여인들의 필리핀 마마, 파파의 말라붙은 주머니에 일용할 달러를 내려주신다. 이 또한 오래된 돈의 종착지이리라.

 

프로그램노트

마닐라에서 한국 입국비자를 신청하기 위해 ‘오디션’이 시작된다. 오디션을 비디오로 녹화하여 한국의 영상물등급위원회에 보내면 심사를 거쳐 송출국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엔터테이너 비자를 취득한 여성 노동자가 들어온다. 여기까지는 물론 합법이다. 그런데 가난을 탈출하기 위해 춤과 노래를 연습하는 이 여성들 주변에는 <스타 오디션> 같은 프로그램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중개인’과 ‘매니저’, 그리고 이들을 고용하는 업주들의 이야기가 나오고, 이들을 쫓아가다 보면 우리는 숨겨진 거대한 시스템을 마주하게 된다. <호스트 네이션>은 연예사업이라는 합법적인 시스템과 외양을 갖춘 국제 인신매매의 현장인 기지촌으로 들어간다. 마닐라, 의정부, 군산, 평택 등 여러 미군주둔 기지촌의 장소가 섞이며 등장하지만 사실 이 영화는 어떤 특정한 대상이나 장소local에 관한 것이 아니다. 영화는 대신 국가와 국가 사이를 이주하는 여성 노동자, 여성 엔터테이너와 그들을 이주 시키는 시스템, 즉 송출과 수입 사이에 있는 여성들의 모순적인 위치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거미줄과 같은 촘촘한 먹이사슬과 국가 간 시스템 사이에서, 혹은 인신매매와 정당한 노동 사이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행위자들의 (비)합리적 질문과 증언이 시작된다. 인력을 송출하는데 가담하는 자들은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절실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 논리로, 인신매매를 감시하는 시민단체는 명백한 피해를 당한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착취구조를 고발하는 입장에서 논리가 전개된다. 피해자의 스토리만 담는 많은 다큐멘타리들에 비해 이러한 구도는 가해자들이 직접 카메라 앞에 등장하기 때문에 시스템의 자기모순이 수면위로 등장하게 된다. 국가가 만든 구조 속에서 업주/포주들은 ‘이제 와서 어쩌란 말이냐’란 항변을 하고 착취의 여정에 놓여있는 여성들의 내밀한 이야기는 쉼터에서 들려진다. 효과음들은 이주의 과정에서 거쳐가게 되는 구체적인 장소들을 제거하는 대신 인신매매 시스템으로서의 거대한 공간을 만들고, 그 사이에 삽입된 여성들의 목소리가 관객의 이목을 집중 시킨다. 비록 시스템에 복무하는 매니저들의 합리적 이야기를 듣게 되더라도 이제는 우리가 이 장소를 범죄 없이 바라보기 어려움을 암시한다. 이러한 바라보기와 효과음들은 모순적인 위치 사이에서 객관성을 취하려는 카메라가 가지는 정치적 전략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장소와 개인, 그리고 대상에 밀착하여 실패하기 쉬운 거리의 문제에 천착하기 보다는 경로와 유입, 송출의 시작과 끝을 담당하는 행위자들의 주장을 보게 함으로서 거대한 시스템을 적나라하게 노출시키는 것이다. 결국 <호스트 네이션>은 일상과 멀리 떨어진 이해하기 힘든 연결망의 낯선 총합이기보다,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이해관계로서 국가(들)와 포주, 그리고 그 사이에서 진동하는 여성들의 정치 경제적 명확한 위치를 이해하도록 해준다.

인디다큐페스티발2017 집행위원
박경태

 

감독소개

이고운
이고운은 1997년부터 방송 다큐멘터리 연출자로 활동하며 다양한 다큐멘터리를 기획/연출하였다. 현재 다큐멘터리 영화제작사 R&R 필름을 설립하여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며 대학에서 다큐멘터리 및 실험영화 교육을 하고 있다. 지난 십여 년 동안 한국의 제국주의적 팽창을 경험하며 한국이 아시아의 최대 가해 국가가 된 현실을 자각하게 되었다. 아시아 여성의 성을 가장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한국인의 역사적 기원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 작업들을 하고 있다.
<호스트 네이션>(2016)

 

제작진
제작     이고운 
촬영     이선영  이고운 
편집     김형남  이고운 

 

상영이력
2016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배급정보
시네마달 | humi@cinemad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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